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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민재 Apr 23. 2018

대기업 영업하기

누구나 사업을 시작할 때 굴지의 대기업과 계약하기를 기대한다. 그 이유는 매출 자체도 크지만 좋은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영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에서 대기업과 계약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 이유는 대기업의 프로세스와 조직의 이해관계 등 복잡한 계약 절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성공적인 계약을 하기 위해, 그리고 성사되지 않을 계약에 시낭비 하지 않도록 다음 내용을 숙지해야 한다.


1. 대기업의 투자는 시기가 있다.

대기업은 다음 연도 예산을 미리 계획한다. 또한 이 예산은 투자심의를 거쳐 S, A, B, C와 같은 등급을 받게 된다. 이러한 예산을 결정하는 시기는 대부분 10월~3월까지다. 1차 투자심의는 대부분 9월 ~ 12월이며 2차 투자심의는 1월 ~ 3월이다. 이 시기에 미리 Pre-Sales를 진행한다면 계약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대기업과의 계약이 1년 이상 걸리는 이유도 이 투자시기를 확인하지 못하고 올해 사업이 진행될 거라는 기대감에 Pre-Sales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심의를 통과했다고 해도 무조건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 투자 등급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좋은 투자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에 최적화된 제안을 해야 한다. 물론 해당 제품의 구매를 검토하는 실무자의 능력 또한 중요하지만 이는 자의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므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위와 같은 투자 시기와 별개로 갑작스럽게 추가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 사회적인 이슈나 제품 생산의 이슈 등 기업이 갖고 있는 문제를 급히 해결해야 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추가 투자를 과감하게 감행하는 기업들도 많으므로 고객과의 미팅에서 예산과 관련된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2. 대부분의 첫 연락은 계약과 상 없다.

대기업은 많은 업체들과 미팅을 진행한다. 박람회, SNS 채널 등 다양한 경로로 접한 정보를 통해 다양한 기업과 접촉하고 정보를 획득한다. 대부분의 대기업 담당자들은 새로운 제품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바로 제품을 무조건 구매하는 경우는 없다. 구매하기 위해서 많은 보고를 거쳐야 하며 대부분의 제품은 보고서용으로 사용되고 끝난다. 우리 회사에 연락이 왔다고 해서 우리 회사만 검토하는 경우는 없다. 대기업에서 처음 온 연락에 설렐 필요 없다. 무덤덤하게 대응해라. 그리고 미팅에서 꼭 우리 회사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확인해라.

대기업과의 계약의 척도는 보수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무조건 계약할 것 같다고 현금흐름에 반영하면 꼭 자금 이슈가 생기게 된다. 확률도 낮게 일정도 넉넉하게 경영계획에 반영하자.


3. 미팅 대상에 따른 전략

영업의 꽃은 역시 제안 미팅이다. 미팅의 대에 따른 적합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아마 대기업과의 첫 미팅은 대부분 실무자와 진행할 것이다. 그 이후 팀장, 담당 임원, 대표이사라는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야 실제로 계약이 진행된다. 단계별로 미팅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1단계 : 실무자

실무자와 만났을 경우 실무자의 스탠스는 둘 중 하나다. 첫째는 상사가 지시해서 단순히 해당 제품을 알아본 경우이고 두 번째는 본인이 스스로 알아보고 제품을 도입하려고 준비하는 경우이다. 영업 미팅은 후자가 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진행은 전자의 경우 더 빨리 진행된다. 하나 명심해야 할 건 "실무자는 아무런 의사 결정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 영업사원이 해야 할 일은 의사결정권자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계속해서 제공해야 한다.


실무자 미팅은 대부분 여러 명이 들어온다. 다양한 질문을 통해 제품을 검증하려고 하며 영업사원에게 제품의 기능과 기술적인 부분에 깊숙이 물어본다. 만약 기술에 대해 모른다면 섣불리 아는 척해서는 안된다. 괜히 틀린 답을 할 경우 회사와 제품 자체에 신뢰가 생기지 않을 수 있다. 모르는 것은 알아보고 답변을 주자. 가장 좋은 방법은 제품의 전반적인 기능과 기술을 모두 알고 있는 것이 가장 좋다.

또 실무자 미팅에서는 동일한 실무 경험이 있다는 것이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실무자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형성하고 대화를 이끌어라. 그리고 같은 실무자의 입장에서 어려움을 들어주고 문제 해결을 도와줄 수 있다고 어필해야 한다.



2단계 : 팀장

대부분의 팀장은 해당 조직에서 Key Man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업의 비즈니스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루션을 찾고자 한다. 대부분의 대기업 영업의 최종 미팅은 팀장일 경우가 많다. 팀장과의 미팅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 우리 회사의 제품을 팔기 어려워진다.

대기업의 팀장은 임원 진급을 앞두고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직급이다. 팀장은 우리 회사의 제품을 한번 구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우리 회사의 제품과 함께 자신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기업이 가진 문제를 명확히 이해했다는 것을 어필하고 제품을 도입했을 때의 청사진을 제안해야 한다.


또한 청사진을 통해 우리 회사와 고객사가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이번 제품의 구매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사업의 동반자로서 함께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 계약 후에도 팀장과의 미팅에서는 항상 새로운 제품의 로드맵과 방향성 그리고 정보들을 준비해야 한다. 자칫 능력 없는 영업사원으로 비치면 팀장은 미팅을 피할 것이다. 팀장과 언제든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하도록 고객의 비즈니스를 연구하고 이해해야 한다.


3단계 : 임원(CEO)

대기업의 임원을 단독으로 만나 우리 제품을 제안할 기회는 거의 없다. 2단계 팀장 미팅에서 대부분 끝이 나지만 특수한 경우에 임원에게 제안할 경우가 생긴다. 대부분 이 미팅은 임원과의 단독 미팅이 아니라 대회의실에서 20~30명 정도가 함께 참석하는 제안 미팅 자리일 것이다. 이런 제안 미팅에서 준비해야 할 것은 기존의 제안서를 버리는 것이다. 해당 기업에의 사업을 정확히 이해하고 제안서를 준비해야 한다.


대기업의 임원들은 회사생활을 20년 이상 하신 분들이다. 아마 수천번도 넘게 제안서를 검토했다. 아무리 좋은 제안서를 준비해도 해당 임원이 감동받을 가능성은 1%가 안될 것이다. 그럼 준비해야 할 자료는 무엇인가? 바로 제안서의 앵커(anchor) 페이지를 준비해야 한다. 해당 페이지는 제품을 도입했을  기업의 기대효과로 임원이 봐도 놀랄 수 있을만한 정보와 가치가 존재해야 한다. 신기술, 앞으로 미래에 도래하는 이슈 등 다양한 방면의 정보를 결합해 해당 페이지를 완성해야 한다. 또한 이 제안서 1장과 내가 해당 기업의 업태를 잘 이해하고 있음을 느끼도록 페이지 곳곳에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를 녹여야 한다.

만약 제안 미팅에서 임원이 우리 제품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면 앞으 일은 탄탄대로일 것이다. 대기업에서 Top - Down (대표의 업무지시) 형태로 업무가 진행될 경우 그 어떤 경우보다 빨리 진행된다.


다음은 위 내용을 요약한 장표다.


4. 미팅이 순조롭다면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제 계약을 위해 대기업의 구매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 대기업은 다음과 같은 구매 프로세스를 갖는다.


1. 제품 및 도입 검토 : 가장 긴 시간이 소요된다. 대부분의 첫 미팅이 해당 내용이 진행되는 중에 이뤄진다.

2. 임원 대면 보고 : 여러 제품을 비교한 자료를 보고서로 작성해 해당 기업의 임원에게 보고된다.
우리의 제품이 1안으로 보고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임원의 피드백을 꼭 확인해야 한다.

3. 임원 서면 보고 : 내부 결재 프로세스를 통해 품의를 올리는 절차이다. 이미 제품의 도입이 결정된 이후다.

4. 구매팀 해당 기업 신용 평가 : 구매팀에서 우리 회사의 신용등급 및 평판을 조회한다.

5. 구매팀 견적 검토 : 정식 견적서를 구매팀에 제안하고 협상 과정을 진행한다.

6. 구매팀 계약 : 실제 계약을 진행한다. 대부분 대기업이 계약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계약까지의 과정이 길고 험난해 보이지만 Pre-Sales는 1번 과정에서 대부분 마무리된다. 한건의 대기업 계약을 클로징 할 때면 이미 수십 개의 다른 고객사와 계약이 끝날 때도 있다. 그만큼 대기업의 영업 과정은 긴 호흡으로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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