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스포츠의 황제가 사라진 날, 16억 명이 울었다!
1년간 16억 건의 방문자를 기록하며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지갑을 구원해왔던 불법 스트리밍 플랫폼 '스트림이스트(Streameast)'가 완전히 폐쇄됐다. 미국 기반의 저작권 보호 연합 창조성과 엔터테인먼트 연합(Alliance for Creativity and Entertainment, ACE)이 이집트 당국과 협력해 8월 24일 실시한 급습 작전으로 운영자들이 체포되면서, 80개 도메인을 통해 운영되던 이 거대한 불법 제국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스트림이스트(Streameast)는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NFL, NBA, MLB는 물론 F1 레이싱, UFC, 복싱 경기까지 거의 모든 주요 스포츠 이벤트를 무료로 제공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월 136억 명이 방문할 정도의 규모였으니, 그야말로 '공짜 스포츠의 메카'였던 셈이다.
이집트 셰이크 자예드 시티(Sheikh Zayed City)에서 체포된 두 명의 운영자는 저작권 침해 혐의로 구속됐으며, 당국은 600만 달러(약 84억 원) 상당의 자금과 노트북, 스마트폰 등 스트리밍 운영에 사용된 장비들을 압수했다. 1년간의 수사 끝에 이루어진 이번 작전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불법 스포츠 스트리밍 네트워크가 완전히 해체된 것이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복잡하다. 한 스포츠 전문 기자는 모든 주요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합법적으로 구독하는 데 연간 260만 원이 넘게 든다고 털어놨다. 케이블 TV 전성시대에는 하나의 요금으로 모든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서비스마다 각각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RIP, Streameast(명복을 빕니다, 스트림이스트). 언론에선 범죄자라고 하지만, 터무니없는 요금을 부르는 방송사들 때문에 좋아하는 팀을 볼 수 없는 스포츠 팬들에겐 영웅이었다". 팟캐스터 브렛 마샬(Brett
Marshall)의 추도사가 팬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
구글 트렌드(Google Trend_ 데이터가 보여주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들의 생애주기는 놀랍도록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 냅스터(Napster)가 2000년대 초반 정점을 찍고 사라졌듯이, 라임와이어(Limewire), 프로젝트 프리 TV(Project Free TV), 풋로커(Putlocker), 킥애스 토렌츠(Kickass Torrents), 팝콘 타임(Popcorn Time), 123무비스(123movies) 등 수많은 '전설'들이 각자의 전성기를 누리다 결국 당국의 칼날에 스러져갔다.
흥미롭게도 스트림이스트(Streameast)는 이런 선배들과 달리 2020년 이후 급격히 성장해 최근까지 정점을 유지했다. 팬데믹으로 집에 갇힌 사람들이 스포츠에 목말라했던 시기와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모든 해적선의 운명처럼, 침몰하고 말았다.
ACE 측은 승리를 자축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이마케터(eMarketer)의 제레미 골드만(Jeremy Goldman) 애널리스트는 "더 저렴한 번들 상품과 글로벌 라이선스 모델이 나오기 전까지는 불법 운영자들이 계속해서 팬들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스트림이스트(Streameast) 폐쇄 직후 대체 플랫폼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스트림이스트 도메인은 현재 ACE의 '합법적으로 시청하기' 페이지로 리디렉션되고 있지만, 지난 20년간의 역사를 보면 이는 마치 바다에 빠뜨린 바늘을 찾겠다는 것과 같은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진짜 범죄자는 과연 누구일까? 공짜 스트리밍 사이트일까, 아니면 터무니없는 요금을 부르는 방송사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