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비용이 미친 듯이 늘어나는 이유
세상을 없앨 무기 만드는 데 1000억 달러 쓰면서, 굶주리는 사람들은 못 본 척하는 인간의 위대함.
전 세계 핵보유국들이 2024년 한 해 동안 핵무기에 1,000억 달러 이상을 썼다. 2023년 대비 11% 증가한 금액이고, 5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32%나 뛰었다.
분당 19만 151달러. 우리 돈으로 분당 2억 6천만원을 문명을 끝낼 수 있는 무기를 만드는 데 쓰고 있다는 뜻.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쓸모없는 취미생활이 따로 없다.
미국이 568억 달러를 썼다. 다른 8개국을 다 합친 것보다도 많다.
이 정도면 "핵무기 덕후"가 아니라 "핵무기 중독자"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전 세계 핵무기 예산의 절반을 혼자 감당하는 나라.
트럼프가 "America First"라고 했는데, 정말로 핵무기만큼은 First다.
가장 충격적인 건 영국이다. 전년 대비 26% 급증한 104억 달러를 핵무기에 쏟아부었다.
브렉시트로 EU에서 나간 후 "우리도 강력한 나라"라는 걸 보여주려는 건가? 경제는 휘청거리면서 핵탄두 개발에는 돈을 물 쓰듯 한다.
새로운 핵탄두를 개발하고 있다는데, 정작 NHS(국가보건서비스)는 만성적 예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순위가 참 기가 막히다.
중국은 125억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8% 증가한 수치지만, 진짜 무서운 건 따로 있다.
중국이 매년 100개의 핵탄두를 추가로 만들고 있다는 정보다. 이 속도라면 10년 후엔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핵 전력을 갖게 된다.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핵 군비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민간 군수업체들도 425억 달러 핵무기 계약으로 대박났다. 향후 예정된 계약 규모는 4630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의 트라이던트(Trident) 미사일 "수명 연장" 계약이 압권이다. 3억 8,300만 달러 계약으로 이 무기들을 2084년까지 작동 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2084년이면 지금부터 60년 후다. 손자 세대까지 핵무기로 먹고살겠다는 장기 플랜이다.
분당 19만 151달러를 다시 계산해보자:
초당 3169달러 (약 440만원)
시간당 1140만 달러 (약 158억원)
하루 2억 7400만 달러 (약 3800억원)
이 돈이면 할 수 있는 일들:
아프리카 전체의 기아 문제 해결
전 세계 말라리아 퇴치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
우주 탐사 프로그램 확장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날려버릴 무기를 만드는 데 이 돈을 쓴다.
98개국이 핵금지조약에 서명했다. "핵무기를 없애자"는 말이다.
하지만 정작 핵무기를 가진 9개국은 모두 이 조약을 무시하고 있다. 오히려 예산을 더 늘리고 있다.
"핵무기 반대"를 외치는 나라들 vs "핵무기에 돈 퍼붓는" 나라들의 구도다. 결과는? 돈이 이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 분쟁, 대만 해협 긴장... 지금이 냉전 이후 가장 위험한 핵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은다.
그런데 각국의 대응은?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드는 것이다.
불이 났을 때 물 대신 기름을 붓는 격이다.
현재 추세가 계속되면 2030년에는 연간 1,500억 달러를 핵무기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분당 28만 달러, 우리 돈으로 분당 3억 9천만원이다.
그 시점에서 우리는 뭘 하고 있을까? 여전히 서로를 향해 핵미사일을 겨누고 있을까, 아니면 정신을 차리고 이 미친 짓을 멈춰있을까?
인도와 파키스탄은 각각 26억, 11억 달러를 핵무기에 썼다.
두 나라 모두 수억 명의 빈곤층을 안고 있으면서도 서로를 겨냥한 핵무기 개발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빈곤 퇴치 예산은 줄이고 핵무기 예산은 늘리는 나라들. 이보다 아이러니한 상황이 있을까?
북한은 6억 달러로 꼴찌를 기록했다. 하지만 7% 증가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경제 제재로 굶주리는 주민들이 있는 나라에서 핵무기 예산만큼은 꾸준히 늘리고 있다는 뜻이다.
1,000억 달러. 이 돈으로 우리는 지구를 여러 번 파괴할 수 있는 무기들을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것들(기아 해결, 질병 치료, 기후변화 대응, 교육 개선)에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한다.
인류 최악의 투자가 따로 없다. 수익률 -100%, 위험도 무한대인 상품에 매년 1000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으니까.
그리고 가장 웃긴 건? 이 무기들을 실제로 사용하는 순간, 투자한 돈도, 투자자도, 투자 대상도 모두 한꺼번에 사라진다는 점이다.
진정한 의미의 "올인 베팅"이다. 문제는 이기든 지든 결과는 동일하다는 것. Game 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