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명이 아마존만 본다? 월스트리트의 기이한 집단행동

빅테크에만 몰려드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

by ChartBoss 차트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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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한테는 애널리스트 73명, 버핏한테는 6명이라고?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현상을 보자. 아마존(Amazon) 하나를 73명의 애널리스트들이 쫓아다니고 있다. 메타(Meta)는 72명, 엔비디아(Nvidia)는 66명이 달라붙어 있다.


그런데 워런 버핏(Warrent Buffett)의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는? 고작 6명만 관심을 갖는다. 투자의 신이라 불리는 워렌 버핏(Warren Buffett) 보다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12배 더 인기라니, 뭔가 이상하지 않나?


중간값이 23명인데 빅테크(Big Tech)는 그의 3배가 넘는 관심을 받고 있다. 이건 마치 학교에서 전교생이 인기 많은 애 몇 명 주변에만 몰려드는 상황과 똑같다. 나머지 애들은? 투명인간 취급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왜 이렇게 된 걸까? 답은 간단하다. 돈 때문이다.


규제가 만든 기형적 구조

닷컴 버블 이후 규제가 강화됐다. 리서치(research) 부서와 투자은행(investment banking) 부서를 분리하라고 했고, 유럽에서는 금융상품 시장지침(Markets in Financial Instruments Directive II, MiFID II)로 리서치 수수료에 상한선을 뒀다.


일반인들에게는 별 의미 없어 보이는 규제지만, 업계에는 지각변동이었다. 애널리스트 수가 줄어들고, 살아남은 애널리스트들은 돈 되는 곳으로만 몰려갔다. 바로 수조원짜리 빅테크들이다.


클라이언트들의 관심도 많고, 거래 수수료도 많이 나오는 종목들 말이다. 작은 회사들? 관심 없다.


집단사고(Group Think)의 덫

결과는 뻔했다. 집단사고가 심화됐다. 원래도 셀-사이드(sell-side) 측과 바이-사이드(buy-side) 측 애널리스트들 모두 집단사고(group think) 문제가 있었는데, 이제는 더 심해졌다.


회사 명성이 걸려있고 개인 평판이 위험에 처하지 않는 상황에서, 매도(sell) 리포트를 내는 애널리스트는 거의 없다. 회사 경영진도 화내고, 펀드매니저 고객들도 화낼 수 있기 때문이다.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를 보는 6명 중 3명이 중립 의견이다. 빅테크들은 거의 반대 의견이 없다. 73명이 아마존을 보는데 대부분 매수 의견이라니, 이게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


다양한 의견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반대 의견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새로운 정보원을 찾아야 한다. 부티크 리서치 회사들이나 독립적인 데이터 분석 업체들이 대안이 되고 있다.


현재 상황의 특징은 명확하다. 시가 총액이 매우 큰 메가캡(mega cap) 기업들을 분석하는 전문가 수는 증가했지만, 이들의 의견은 대부분 비슷한 방향을 향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주목할 만하다. 규제 관련 소식 하나로도 수조원 규모의 시가총액 변동이 일어나는 환경에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는 분석은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

애널리스트들을 탓할 수만은 없다.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클라이언트들이 원하는 건 애플, 구글, 아마존 분석이다. 작은 바이오텍 회사나 지역 은행에 대한 리포트는 아무도 안 본다.


거래량이 많고, 기관투자자들이 관심 갖는 종목을 커버해야 수수료가 나온다. 애널리스트들이 빅테크로 몰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경제적 선택이다.


하지만 이런 구조가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소외된 중소기업들

정작 문제는 소외된 중소기업들이다. 애널리스트가 한두 명만 커버하거나, 아예 없는 회사들이 부지기수이다. 이런 회사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화된다. 빅테크는 과도한 분석을 받고, 중소기업은 제대로 된 분석조차 받지 못한다. 자본시장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벤처캐피털이 중요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식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사모 시장에 더 오래 머물게 된다.


역사가 보여주는 위험 신호

과거 금융 위기들을 보면 예측 가능한 패턴이 있다. 모든 관심이 특정 섹터에 집중될 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터진다.


2000년 닷컴 버블 때 거의 모든 애널리스트들이 인터넷 주식에 매수 의견을 냈다. 2008년 금융위기 전에도 투자은행들에 대한 비판적 분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의 AI 열풍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엔비디아(Nvidia)에 66명이 달라붙어 있는데, 대부분 매수 의견이다.


너무 많은 애널리스트가 같은 방향만 보고 있으면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이런 구조 자체가 다음 버블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현실적 대응법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애널리스트 의견의 한계를 인식하자. 빅테크 종목의 경우 대부분이 매수 의견이므로, 애널리스트 목표주가나 투자 의견보다는 사업 모델이나 재무 데이터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 유용하다.


둘째, 정보 소스를 다각화하자. 대형 증권사 리포트 외에도 중소형 리서치 회사들의 분석, 업계 전문가들의 링크드인 포스트, 해당 산업의 전직 임직원이나 공급망 관련자들의 인사이트를 참조할 수 있다.


셋째, 애널리스트 관심도가 낮은 영역을 살펴보자. 중소형주나 전통 산업 중에는 디지털 전환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이 있지만 애널리스트 커버리지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현재 아마존(Amazon)을 73명이 분석하고 있지만, 정작 다음 시장 충격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영역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중국 부동산 시장, 신흥국 채무, 기후 변화 관련 보험 손실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그게 시장의 아이러니다.


한줄평

73명이 아마존 하나 보고 있다니, 이제 애널리스트들도 아이돌 덕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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