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때문에 힘들어요

어떤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이 사춘기가 되었는데, 엄마가 자기를 인정하지 않고 함부로 대해서 힘이 든다며 어떻게 하였으면 좋은지 질문하였다.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초등학교 4학년인데 내용을 사실적이고 솔직하게 잘 적었네요. 그런데 어머니가 나이가 들어가는 질문자를 이해하지 않고 여전히 어린이로 취급하고 매를 때릴 정도로 함부로 대해서 힘이 든다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지 질문하였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육체적으로 변화가 오고 정신적으로도 사춘기로 여기고 있으니, 질문자는 사춘기의 초기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그런 질문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머니가 너무 지나치네요.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듭니다. 학생이 사춘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하여 보았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사춘기는 어린이와 성인의 중간 단계로서 육체적으로는 성인과 비슷하게 성장하였지만, 정신적으로 아직 어린이의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이전에 자신이 믿었던 것에 대해 의심을 하고 기존의 생각과 방식에 대해 저항도 하면서 새로운 자신의 존재를 확립하는 단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는 정서적인 면에서나 지식적인 면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사춘기가 되면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기도 합니다. 자기정체성이 확립된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뿐만 아니라 책임도 질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사춘기가 되면 자신을 이해하여 달라고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와 책임도 스스로 찾아보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저가 생각할 때 초등학교 4학년이면 아직 완전한 사춘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것에 대한 약간의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보입니다. 질문자의 어머니도 사춘기를 겪고 현재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특히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관심과 사랑은 가장 큽니다. 어머니 또한 질문자가 잘되기를 바라지 잘못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질문자가 어머니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기에 앞서 사춘기가 왔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먼저 사춘기에 자기가 하여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여보세요. 요즘 젊은 사람은 사춘기가 되면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이해하여 줄 것만 바랍니다. 하지만 자기가 하여야 할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사춘기에 가장 중요한 자아정체성을 확립할 수 없습니다. 자아정체성은 나이가 든다고 다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은 늙어도 자아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되는대로 살아갑니다. 따라서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질문자도 자신이 하여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여 보길 바랍니다. 

다음으로 질문자도 어머니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하여 보길 권합니다. 어머니가 왜 질문자를 어린이 취급하고 매를 때릴 정도로 함부로 대하는지를 어머니 입장에서 생각하여 보세요. 아마 질문자가 어머니의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 있어서 그렇게 대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머니가 질문자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여 보고, 만약 그것이 옳은 것이면, 어머니가 질문자를 걱정하지 않게끔 미리 하도록 하세요. 

마지막으로 질문자가 노력하여도 어머니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질문자가 어머니가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게끔 질문자의 생각을 어머니에게 말하세요. 화를 내거나 대항하면서 말하지 말고 어머니와 조용히 대화를 하면서, 논리적으로 합리적인 주장을 어머니에게 말하세요. 그런 능력이 없으면 아직 질문자는 어머니의 눈에 어린이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주위 사람에게 사춘기에 걸맞은 생각이나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사춘기가 왔으니 나를 이해하여 달라고 하면, 다른 사람은 질문자의 생각에 동의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어머니는 질문자가 잘되길 바라기 때문에 상황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하는 딸을 이해하길 어려울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질문자를 이해하지 못하여 마음에 울화와 억울함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빨리 어머니를 설득하여 질문자의 마음에 평화와 즐거움이 깃들어 행복하고 아름답게 성장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