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7월 10일 수

by 차성섭

아침에 일어났다. 짱베와 짱미는 8시까지 잠을 잘 잤다. 나도 8시가 되기 전에 일어났다.

짱베의 신경안정제를 컵에 타려고 나오니, 짱베가 일어나서 따라 나오려고 하였다. 나는 짱베보고 할아버지 금방 들어올 테니 잠깐 있으라 하고 나왔다. 신경안정제를 컵의 물에 타는 이유는 며느리아이가 짱베 몰래 물에 타서 아침에 짱베가 물을 달라고 할 때, 주면 잘 먹는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어제는 짱베가 보는데 약을 컵에 타서 주니, 잘 먹지 않았다. 오늘은 짱베 몰래 약을 타기 위해 나 혼자 나왔다. 그런데 짱베가 따라 나올 것 같아, 나는 약을 가지고 아줌마가 있는 싱크대로 와서, 그 약을 아줌마에게 보였다. 그때 짱베가 밖으로 나왔다. 나는 컵에 물을 3분의 1 정도에 타라고 하면서, 약을 가리키며 이것을 타라는 신호를 하였다. 그리고 짱베를 방에 데리고 갔다. 아줌마가 약을 타는 것을 짱베가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조금 있다가, 밥을 먹으려 나가자면서, 짱베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약은 내가 싱크대 위에 둔 그대로 있었다. 내가 아줌마에게 왜 이것을 타지 않으냐고 물으니, 물을 담아 놓았다고 하였다. 약을 타라는 말을 하지 않아서 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정말 화가 났다. 아무리 둔해도 그렇지, 컵에 물을 붓는 것은 아줌마에게 시키지 않아도 내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내가 짱베가 알지 못하도록 그렇게 신호를 주었으면, 알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어제는 아줌마가 보는 가운데, 내가 컵에 물을 부은 후, 약을 탔다. 짱베가 먹지 않았던 것을 눈치가 있는 사람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약을 타라고 눈치를 준 것을 몰랐다고 하여도, 약을 싱크대 위에 둔 것을 물을 수도 있지 않는가. 그래서 정말 답답하다고, 초등학생도 아닌데, 그것도 하지 못하느냐고 꾸중하였다.

그러자 아줌마는 기분이 나쁜지 자기가 바쁘다고 하였다. 사실 아줌마가 바쁜 것은 일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줌마가 일하는 것을 보아도, 느리고 둔하게 한다. 대신 성격이 착하고 열심히 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을 하는 아줌마에게 마음이 편하지 않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오늘 화가 나 있는데, 아줌마가 바쁘다는 말을 하니, 나도 기분이 좋지 않아, 그것은 아줌마가 일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내가 말했다. 그러자 아줌마는 ‘약을 ...’ 무엇이라고 하였다. 나는 아줌마가 ‘약’이라는 말을 하자, 갑자기 화가 더 났다. 짱베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내가 그렇게 조심을 하는데, 짱베가 보는 앞에서 ‘약’이라는 말을 하니, 아줌마가 바보 같아 보였고, 너무 미웠다. 나는 큰 소리로 화를 냈다. 아이들이 놀랬다.

아이들을 달랬다. 아이들을 달래면서,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 미칠 것 같았다. 집에 장난감들이 널려 있고, 집 구석구석에 물건이 쌓여 있는 것도 기분을 나쁘게 하였다. 아이들이 물건을 가지고 놀면 정리를 하지 않는다. 그러니 집은 마구간 같다. 며느리아이에게 몇 번 집 정리를 하라고 말하였고, 또 장난감도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것만 내어 놓아라고 하여도, 그렇게 하지 않으니, 아이들이 가지고 놀 물건을 찾으면, 찾지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이런 곳에서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화가 났다. 나이가 70이 가까워졌는데도, 이런 생활을 하여야 하는가 하고 생각하니, 나 자신이 너무 밉고 화가 났다.


이런 가운데 오늘도 짱베는 어린이집에 가지 않으려고 하였다. 아줌마와 함께 짱베와 짱미를 같이 데리고 갔다. 짱베는 가면서도 가지 않겠다고 하였다. 내가 짱베의 투정을 받아줄 형편이 되지 않았다. 나는 투명스럽게 가야한다고 말하고 데리고 갔다. 어린이집에 가서는 울면서 들어가지 않으려 하였다. 짱베가 물고기를 보고 가자고 하였다. 나는 짱베에게 물고기를 보고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고 하니,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다. 나선생이 밖에 나와서 가지 마라고 하였다. 나는 갔다 오겠다고 하고, 짱베를 데리고 갔다. 주민센터에 가서 물고기를 보고 다시 어린이집에 데리고 왔다. 현관에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였다. 나는 엉덩이를 때리고 교실에 데리고 갔다. 짱베가 울어도 나선생은 나오지 않았다. 짱베는 울면서 교실에 들어갔다. 나선생이 나와서 나에게 말을 하려고 하였다. 나는 오늘 말할 기분이 아니니, 말하지 말라고 하고, 집으로 왔다.


집에 오면서 생각하니, 집에 잠깐도 있기 싫었다. 원래 오늘 마사지도 받고, 오후에 제천에 내려가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가방을 들고 아줌마에게 간다는 이야기를 하고 제천으로 내려왔다. 이미 시간이 10시가 가까이 되었다. 12시 36분 기차를 타고 제천으로 왔다. 청량리역에서 아내에게 제천으로 내려간다고 전화하였다.

제천 집에 와서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컴퓨터도 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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