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03일 목

by 차성섭

서울에서 짱미는 보통 9시가 되어야 일어난다. 그것도 일어나라고 해야 일어난다. 그러나 제천에서는 8시에 일어났다.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 것 같다. 9시경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농장에 갔다. 비는 많이 오지 않았지만, 이슬비같이 오고 있었다.

비닐 농막 안에서 아내는 텐트를 쳤다. 약간 쌀쌀하였다. 전기담요 위에 텐트를 펴고, 텐트 안에 담요를 깔고 하여 따뜻하게 하였다. 짱미는 무척 좋아하였다. 텐트 안에서 숨바꼭질 놀이를 하는가 하면, 눕기도 하고 얼굴을 내밀고 장난을 치기도 하면서 즐겁게 놀았다.

또 농막 안에는 짱베가 지난여름 개울가에서 놀았던 거북이 튜브가 있었다. 튜브의 바람을 빼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짱미는 아마 오빠인 짱베가 거북이 튜브에서 놀고 있던 사진을 보았던 것 같다. 그 거북이 튜브를 보고 타고, 안고, 눕고 하면서 놀았다. 텐트와 튜브에서 2시간 이상 놀았다.

짱미는 그런 물건에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놀았다. 그런 것이 바로 행복인 것 같다. 어떤 물건을 보았을 때, 단순히 보지 않고, 그 물건과 관련하여 다양한 놀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이들의 창의력이다. 그것이 바로 삶이고, 생동감이고, 생명력이 넘쳐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12시가 넘어서 아내가 점심을 준비하였다. 점심을 먹고 짱미는 한울이와 산책을 가자고 하였다. 한울이는 강아지 이름이다. 그러나 하늘에는 구름이 많고 혹시 비가 올지도 몰랐다. 산책을 하다가 비가 오면 안 된다고 하면서 지금은 한울이와 산책을 할 수 없다고 하였다. 짱미는 이해를 하고, 더 가자고 하지 않았다. 대신 한울이가 있는 곳에 가서, 한울이와 놀았다.

시간이 3시가 넘어서자, 하늘에 해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구름도 많이 없어졌다. 나는 사실 햇빛이 난 것을 몰랐다. 짱미가 먼저 해가 나왔다면서 한울이와 산책을 가자고 하였다. 밖을 보니, 정말 햇빛이 비치고 있었다. 아내와 셋이서 한울이를 데리고 들판 길을 걸었다. 한 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농막으로 들어왔다.

농막에 들어와서도 술래잡기, 카드놀이, 퍼즐 맞추기 등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짱미는 시간을 보냈다. 혹시 나와 아내가 같이 놀지 못하여도 짱미는 혼자서 놀았다. 낮잠을 자자고 하여도 자지 않았다.

6시가 지나 저녁을 해서 먹고 7시 정도 되어서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목욕을 하였다. 목욕을 하고 놀다가 짱미가 서울에서 가지고 온 태블릿 피시를 작동시키니, 유튜브가 나오지 않았다. 인터넷과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내가 서울에 있는 아들과 며느리와 통화하여 어떻게 와이파이와 연결하는가를 물었다. 그때가 아마 9시가 넘었을 것이다. 짱미는 자기 아빠 엄마와 통화하는 것을 들었다.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20분 정도 지나서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다면서 울었다. 내가 안아주고 엄마가 보고 싶냐고 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엄마 아빠를 볼 수 없다고 하면서 안아주니까 울음은 멈추었다. 그러나 엄마 아빠가 생각나는 것 같았다.

일요일 서울에 올라갈 계획인데, 금요일인 내일부터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다. 10시가 넘어서 짱미는 할머니가 불러주는 자장가를 듣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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