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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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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Sep 26. 2021

채근담 118장

2021년 09월 25일 토요일이다.      


아침을 먹고 농장에 갔다. 

농장에 가서 나는 배추와 무 쪽파 심은 곳에 복합비료와 유박을 주었다. 

비료를 준 후에 물도 주었다.      

아내는 방하잎을 채취하면 좋겠다고 하였다. 

나도 방하를 가지와 함께 채취하여 건조시켜 약재로 사용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낫으로 방하를 베어서 농막 안으로 옮겼다. 

아내가 방하 잎을 따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내가 방하 잎은 딴 후, 나머지 가지와 잎 등을 작두로 짧게 잘라서 물에 씻었다. 

씻은 방하를 작은 비닐하우스 건조대에 널었다.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짜빠개티를 먹었다.      

아내는 점심을 먹은 후에도 계속 일을 하였다. 

방하 잎을 딴 후 농막을 청소하고 차 안도 청소하였다. 

그리고 잔디밭도 손질하는 것 같았다.      


점심을 먹은 후, 나는 붓글을 썼다. 

농장에서 써는 붓글의 교본은 구양순의 천자문이다. 

요사이 붓글이 잘 되는 느낌이 든다. 

전에는 중봉을 하지 못하였다. 

중봉을 연습한 후, 처음에는 잘되지 않았으나, 요사이는 잘 되는 느낌이 든다. 

집에서 물로 붓글을 쓰는 것을 연습한 후 더 잘되는 느낌이 든다. 

1시경부터 쓰기 시작하여 5시까지 썼다.      

6시에 집에 왔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 7시 20분에 나 혼자 산책을 갔다. 

아내는 농장에서 일을 하여 힘이 든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 혼자 산책을 하였다. 

들판 길 가장 짧은 길을 걸었다.      


오늘은 농장에 갔기 때문에 채근담을 보지 못하였다. 농장에 가기 전에 아내가 준비하는 동안, 전편 118장과 119장 2장을 보았다. 

전편 118장을 소개하겠다. 


원문은 

“驚奇喜異者 無遠大之識 苦節獨行者 非恒久之操”이다. 

직역를 하면, 

“기묘한 것에 놀라 경탄하고 이상한 것을 좋아하는 것은 원대한 지식이 아니다. 

고통스런 절개를 홀로 수행하는 것은 항구적인 지조가 아니다.”이다.      


기묘하고 이상한 것은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특별한 것이다. 

특별한 것에만 경탄하고 좋아하고 대신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진리를 무시하는 사람은 

원대한 지식을 소유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원대한 지식이란 무엇일까? 

나는 원(遠)은 멀다는 것으로 넓고 보편적이라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 

보편적이란 모든 사람이나 상황에 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大)란 크다는 것으로 높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 

높은 지식은 참된 지식이다.      

따라서 특별한 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지식은 

보편적이면서 참된 지식이 아니라 편협한 지식이 될 가능성이 많다.      

또 고통스런 절개를 혼자 수행하는 것은 항구적 지조가 될 수 없다고 하였다. 

고통스런 절개를 오랫동안 지키는 것은 어렵다. 

오히려 자신의 신념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쉬울지 모른다.      

절개는 신념과 신의를 굳게 지키는 것이다. 

자신의 신념을 굳게 지키기 위해서 사회의 흐름과 충돌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옛사람은 사회가 바를 때는 자신의 신의를 나타내고 실천하지만, 

사회가 바르지 않을 때는 속으로는 강한 신념을 유지하면서도 

겉으로는 융합하는 태도를 보이기를 권유하였다.      

사회는 고정되지 않고 항상 변한다. 

아무리 악랄한 사회도 천년만년 유지될 수 없다. 

바르지 않은 사회에서 그릇된 그 사회와 부화뇌동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속으로 숨기고 지켜나가는 것이 지혜로운 지조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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