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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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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Oct 04. 2021

오후 6시에 입관하다

2021년 10월 02일 토요일이다.      

처음에는 고인의 자식들만 오고 손자들은 오지 않도록 하였다. 

나도 아들과 딸이 돌아가신 할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오겠다고 하는 것을 오지 말라고 하였다.      

그런데 처형와 처남의 아들과 딸이 왔다. 

나도 아내와 의논하여 아들과 딸을 오라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늦게 왔다.      

아들과 딸은 자신들만 오지 않고 자기 부부와 함께 자기들의 아이들까지 데리고 왔다. 

짱베와 짱미, 차봉을 보고, 아들과 딸에게는 다른 사람들과 인사하고 만나도록 하였다. 

어린아이들이 왔기 때문에, 아들과 딸은 1시간 조금 지나 집으로 갔다. 

처남과 처형의 아들과 딸들도 우리의 아들과 딸을 보고 싶다고, 

오는 것을 기다렸다 갔다. 

어릴 때 같이 자랐는데, 이제 어른이 되어 서로 생각하는 것이 좋게 보였다.      

6시에 입관을 하였다. 

관을 덮기 전에 장모님의 얼굴을 보고 각자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하였다. 

처남과 처형 모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였다. 

나는 장모님이 편안한 세상으로 가시길 기도하였다.      

막내 처남은 “엄마, 감사해요”라고 한 말만 하였다. 

나는 막내 처남이 말한 목소리와 말속에 하고 싶은 

모든 내용과 감정을 다 담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막내 처남은 소아마비로 장모님이 업고 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또 막내 처남의 아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 장모님이 직접 키웠다. 

작은 처남은 엄마의 그런 고마움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엄마에게 그 은혜를 갚지 못한 것에 마음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 같았다. 

엄마에 대한 자식의 진정한 사랑과 정이 담겨 있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입관하면서 느낀 것은 장례식장에서 예를 진행하는 직원들이 

금전 요구와 같은 부정적 행위를 일체 하지 않았다. 

젊은 직원들이 성실하고 공손하게 고인에 대한 예를 올리면서

유가족들에게도 불편하지 않도록 편안하게 하였다. 

직원들의 성실하고 친절한 태도가 좋고 아름답게 보였다.      

밤 10시경 작은 처형 집으로 갔다. 

막내 처남에게 쉬다가 오라고 하니, 

가지 않고 엄마 곁에서 밤을 보내겠다고 하여 우리가 처형 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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