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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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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Nov 08. 2021

부모님 산소에 벌초하다1

2021년 11월 05일 금요일이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6시 30분에 벌초하러 갔다. 

벌초는 보통 추석 전에 한다. 

추석 후 벌초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이른 가을에 산에 가면 말벌과 뱀이 많아 매우 조심스럽다. 

3년전 아내와 벌초를 갔다가 아내가 말벌에 쏘여 많이 놀란 적이 있다. 

그 후부터 벌초 시기를 10월 이후로 늦추었다. 

말벌과 뱀은 날씨가 쌀쌀하면 활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옛날 친척들이 모여 살 때는 추석 전에 모여 벌초를 하기가 쉬웠다. 

그러나 핵가족화되고 고향과 먼 곳에 있으면 가기가 쉽지 않다. 

나도 나이가 들어 올해부터 아들과 같이 벌초하기로 하였다. 

아들의 일정도 맞춰 벌초 날짜를 금요일로 선택하였다.      

벌초하는 이유는 조상의 산소를 돌보기 위해서다. 

조상을 모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이다. 

벌초의 근본정신은 산소를 관리하는 것이고, 

조상에 대한 정성은 조상을 경건하고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조상을 생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 

조상에 대한 경건이고 진심이다.      

아직 풀이 그대로 남아 있어 지금 벌초하여도 산소가 잘 관리될 수 있다. 

또 날씨가 서늘하니 일하기가 좋았다. 

나무와 풀들이 마르고 있어 산소를 찾아가기도 좋았다. 

아들과 아내 함께 3명이 벌초하니 빨리하였다.      

예절이란 사회생활의 원만한 유지를 위해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합리적이고 타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에 따르는 것이 옳다. 

예절의 근본정신에 부합하면서 합리적 이유가 있으면 바꾸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벌초하는 것을 늦추었다. 

아들과 의논하여 앞으로 매년 11월 첫째 금요일 벌초하기로 하였다. 

만약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그 전후로 변경하기로 하였다.      

오늘 벌초하고 느낀 것은 지금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었다. 

같이 벌초한 아내와 아들도 좋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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