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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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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Dec 16. 2021

아내와의 작은 갈등

2021년 12월 15일 수요일이다.      

8시 30분에 일어났다. 

어제 몸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운동을 하지 않았다.      

아침을 먹고 다른 것은 하지 않고 채근담 책만 보았다. 

어제 몸이 좋지 않아 침대에서 뒹굴다가 오늘 책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머리도 맑아지는 것 같았다.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을 때 아내와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      

몸 상태는 나쁘지 않았지만, 어제 좋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다. 

시간이 12시 반 정도 되었을 것이다. 

화장실에 가는데, 아내가 라면을 먹자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 몸이 좋지 않으니 다른 것을 먹으면 어떠하냐고 물었다.      

몸이 좋지 않을 때 라면을 먹으면 소화가 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로 기분 나쁜 말로 하지 않고 좋은 말로 물었다. 

책을 보고 기분이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기분 나쁜 말로 할 이유가 없었다. 

아내는 알았다고 하였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화장실에 갔다가 서재에 와서 다시 책을 보았다. 

아내가 점심을 먹자고 하여, 식탁에 갔다. 

아내 혼자 라면을 먹고, 나에게는 밥과 반 그릇과 떡국을 주었다.      

떡국을 좋아하기 때문에, 별다른 생각 없이 먹었다. 

그런데 아내의 말에 약간의 가시가 들어있는 것 같았다. 

라면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으냐고 물었다. 

아내는 몸이 좋지 않고 힘이 들어 라면을 먹자고 하였는데, 

아내의 사정을 이해하지 않고 나만 생각한다고 하였다.      

사실 나는 아내가 만든 반찬이나 메뉴에 특별히 문제를 제기하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솔직히 아내는 음식을 깨끗하고 맛있게 잘한다. 

특별히 불만할 것이 없다.      

그래도 혹시 싱거우면 양념간장으로 간을 맞춰 먹고, 짜면 비벼서 먹는다. 

메뉴도 대부분 아내가 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오늘도 아내가 몸이 좋지 않아서 그런다고 하면, 라면을 그대로 먹었을 것이다. 

라면을 적게 먹으면 되니까.      

그런데 물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점심을 먹을 때 

기분 나쁘다고 하니, 나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크게 화를 내지 않았지만, 나도 나의 생각을 말하였다.      

몸이 좋지 않아 라면을 먹으면 소화가 되지 않아서 그런 말을 하였다고. 

그리고 백신 접종으로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음식을 먹고 고생할 것을 알면서 모른 채 할 수 있느냐고. 

아마 나도 기분 좋은 투로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내는 또 그랬다. 

아내 자신을 이해하지 않고, 나만 생각한다고. 

아내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서로의 주장을 계속하면 싸움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많다. 

둘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도 부부의 갈등은 없어지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아내에게 악의 없이 물었을 때, 아내가 싫으면 바로 말하면 좋겠다.      

오늘 경우도 몸이 불편하여 라면을 그대로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였으면 

아마 나는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물었을 당시에 말하지 않고 

마음으로 기분 나쁜 것을 품고 있다가 식사할 때 기분 나쁘게 행동하니, 

나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당시에는 나도 기분이 나빴다. 

지금 생각하니, 아내도 백신을 맞고 몸이 좋지 않고, 

또 자기 혼자 식사를 책임져야 하니, 

그렇게 하였는가 보다 하고 마음을 바꾸었다.      

40년 이상 살았지만 여전히 부부간에는 막이 있는 것 같다. 

다행히 요사이는 싸움으로 잘 확대되지 않는다. 

아내나 나나 서로 조심한다. 

갈등을 확대하지 않고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 

이것이 우리 부부가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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