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떡국을 먹었다. 아내가 내가 매일 아침에 밥만 먹는다고 떡국을 끓어주었다. 떡국을 먹고 9시 40분경 농장에 갔다.
농장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산에 나물을 뜯으러 갔다. 산에 갈 때 아직 봄나물인 취나물이나 두릅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여기는 남쪽보다 날씨가 차기 때문에 5월이 지나야 나물이 난다. 나는 산에 가서 두릅의 잎이 어느 정도 났는가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아내는 취나물을 뜯었다. 처음에는 취나물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가는 도중에 취나물이 있는 것을 보고, 아내는 취나물을 본격적으로 뜯기 시작하였다. 날씨가 맑고 따뜻하면서 봄날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았다. 나물을 하나도 뜯지 않아서, 봄날의 따뜻하고 포근함을 느끼기만 하여도 좋았다. 아내가 취나물을 뜯는 것을 보고 나도 조금 뜯었다. 취나물을 뜯는 그 기분이 좋다. 취나물이나 두릅의 경우, 평지가 아니라 비탈진 산기슭을 따라 아찔한 기분을 느끼면서 뜯는 기분, 그리고 취나물이 탐스럽게 살찐 것을 꺾을 때의 기분 등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모를 것이다. 오늘 취나물은 아내가 많이 뜯어 생각보다 많이 뜯었다. 농장에 오니 시간이 1시 30분이 되었다. 산에서 아내가 준비하여 간 간식을 먹었기 때문에 배가 고픈 줄 모르고, 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봄의 호흡 속에 우리를 던진 것 같다. 산에서 내려오면서 산길에 핀 봄꽃 몇 개를 캐어서 왔다. 산 여기저기에서 많이 보이는 꽃들이다. 이름은 모르겠다.
아내는 오늘 뜯어온 취나물로 일요일 있는 어머니 제사에 제수로 올리면 어떠하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좋다고 하였다. 제사의 근본은 정성이다. 산에서 정성 들여 뜯은 나물을 올리면 어머니도 좋아하실 것이다. 아내는 오늘 뜯은 나물로 제수에도 올리고, 서울 아들 집에도 갖다 주고, 또 장모님에게도 드리겠다고 하였다. 나도 좋다고 찬성하였다.
아내가 준비하여간 간편식 국수를 끓어서 먹고, 커피까지 한 잔 하였다. 커피를 마시고, 아내와 나는 산에서 캐어온 들꽃을 아내가 만들어 놓은 작은 정원에 심었다. 들꽃은 해가 지나도 그대로 다시 돋아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화사하게 아름답지는 않지만 은근하게 풍기는 아름다움이 매력적이다. 지난해 장터에서 사 가지고 온 들꽃이 올해도 잎이 돋아나고 있다. 아마 꽃이 피면 은은한 아름다움을 살짝 보여줄 것이다. 아내는 정원을 가꾸고, 밭에 물을 주고, 농막의 방을 정리하는 것 같았다.
나는 배나무의 가지를 옆으로 퍼지게 하였다. 땅에 나무를 박고, 그 나무에 배나무 가지를 묶어 옆으로 퍼지게 하였다. 배 나무가 두 그루이다. 한 그루에는 가지가 4개 있고, 한 그루에는 3개 있다. 내가 나무 가지를 옆으로 퍼지게 하는 방법을 몰라 그대로 하다가, 각 나무마다 가지 하나씩을 마디에서 찢어지게 하였다. 나무 두 개의 가지를 옆으로 퍼지게 하면서 느낀 것은, 나무 가지가 마디에서 찢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나무 가지가 분리하기 시작하는 줄기에서 가지끼리 묶어 가지에서 찢어지지 않게 하여야 한다. 나는 그것을 하지 않아 나무 가지가 찢어지게 하였다. 아까웠다.
배나무 가지를 옆으로 퍼지게 한 후, 복분자 지지대를 만들었다. 지난해 사용하였던 것이 있었으나, 그것은 임시로 하여 안정적이지 못하고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따라서 내가 서울에서 가지고 온 파이프를 연결하여 기둥을 세우고, 비닐하우스 짓고 남은 긴 파이프를 긴 지지대로 하여 기둥과 연결하고, 또 40cm 간격으로 1m 20cm 정도의 파이프를 만들어 사다리 모양의 지지대를 위에 얹어서 고정시켰다. 시간이 많이 지났고, 힘이 들었다. 그러나 전부터 만들려고 하였던 것이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모링가에 물을 주었다. 다른 곳에는 이미 아내가 물을 주었다. 모링가는 내가 있기 때문에 아내가 물을 주지 않았다. 나는 모링가를 덮은 카시미론 보온덮개를 열고 물을 주고 다시 카시미론 덮개를 덮어주었다. 모링가 씨앗에서 싹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
시간을 보니 6시가 넘었다. 아내와 함께 집에 오면서 롯데마트에 들려 내일 제수에 필요한 음식을 사고, 또 할인하는 음료수도 우리 것과 함께 처남 것도 같이 샀다. 저녁 거리로 김밥과 함께 닭튀김을 사서 집으로 왔다. 저녁을 먹고 현재 시간이 11시인데 일기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