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4일 시골에 있는 부모님 산소 벌초를 아내와 아들과 함께 같이하였다.
아들이 운전하였다.
지난해부터 아들과 같이 벌초를 간다.
나이가 들면서 장거리 운전을 하기 싫어서 아들과 같이 가자고 하였다.
전에는 벌초를 봄과 가을 두 번 아내와 같이하였다.
아들과 같이 가면서, 아들이 일 년에 2번 휴가를 받는 것이 좋지 않아,
지난해부터 가을에 한 번 한다.
가을 벌초는 보통 추석 전에 한다.
추석 때는 깨끗하게 정리한 산소에서 조상에게 인사를 한다.
풀이 무성하게 자란 산소가 아니라,
깨끗하게 정리한 산소에서 가족이 조상을 뵈니 기분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벌초를 추석 전이 아니라 추석이 지나고 한 참 뒤인 11월 초에 한다.
그 이유는 있다.
벌초의 본질은 조상의 산소를 깨끗하게 보전하는 것일 것이다.
산소를 돌보지 않으면 몇 년 지나면 산소에 풀과 나무가 자라 산소가 보전되지 않는다.
매년 벌초를 함으로써 산소는 깨끗하게 보전할 수 있다.
조상의 산소가 가까이 있을 때는 명절 때 찾아가기 쉽다.
멀리 있으면 명절에 가기 어렵다.
추석 때 성묘를 할 수 없으면 구태여 추석전에 할 필요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 추석전에는 말벌과 뱀이 있이 위험하다.
산소가 산에 있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몇년전 아내와 벌초를 가다가 아내가 말벌에 쏘여 고생한 적이 있다.
그 후부터 벌초를 늦가을인 11월 초에 하기로 하였다.
11월 초에 벌초한 지가 4, 5년 정도 된다.
올해도 11월 초에 벌초를 하였다.
아들과 같이 셋이 가니 좋았다.
아들과 같이 이야기할 기회가 생기는 것도 좋았고, 같이 있다는 그 자체도 좋았다.
일도 쉽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내와 둘이 가면 나는 힘이 들어서 고생하였다.
아들이 도와주니 힘이 들지 않았다.
아내는 벌초하러 가는 것을 단풍 구경하는 것이라 하였다.
벌초가 힘든 일이지만 단풍구경 가는 기분으로 가니, 마음도 즐겁고 몸도 힘들지 않았다.
출발할 때부터 집에 왔을 때까지 즐거운 여행이라는 기분으로 벌초를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