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농촌일기

멀칭한 비닐을 벗기다

by 차성섭

지난주 목요일 농사를 짓기 위해 멀칭한 비닐을 벗겼다.

비닐을 벗긴다는 것은 올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잘 된 작물도 있었고, 생각대로 자라지 않았던 농작물도 있었다.

농사가 잘되고 못되고를 떠나, 나의 농사 원칙을 지키면서 최선을 다하였다.

나의 농사 원칙은 비료는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고, 농약은 자연농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화학비료는 흙을 산성화시키고, 염분을 축적하며, 병충해도 생기게 한다고 한다.

유기질 비료는 퇴비, 골분, 깻묵 등을 원료로 하여

흙 속에서 무기질로 분해되어 식물이 흡수하게 하여 효력을 지속하게 한다고 한다.

자연농약을 사용하는 것은 토양에 농약의 잔류가 없게 하고

먹는 사람에게도 농약의 피해를 없애기 위해서다.

그렇다 보니, 농작물의 열매가 예쁘지 않고 크기나 생산량도 작은 경우가 많다.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가족이 먹기 위해 농사를 지었다.

채소, 오이, 가지, 토마토, 깻잎 등을 사서 먹지 않았다.

복분자, 아로니아, 딸기, 하늘마 등을 맛있게 먹었다.

짱베와 짱미가 오면 따는 재미도 좋았다.

대신 땅콩은 습해서 생산량이 평년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았고,

고구마 뿌리는 멧돼지가 쑤셔서 1박스밖에 되지 않았다.

비닐 멀칭을 함으로써 여러 가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오늘 멀칭한 비닐을 벗긴다는 것은 이런 일들을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농사를 마무리하면서 재미있고 힘들었던 일들이 생각났다.

농사를 마무리하면서 빠뜨리면 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소소한 일들이지만 나의 존재가 존재로서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니 얼마나 중요한가?

사실 비닐을 덮는 것도 힘이 들고 비닐을 벗기는 것도 쉽지 않다.

보통 비닐을 덮을 때는 기계로 한다.

나는 손으로 하니 힘이 든다.

벗기는 것도 손으로 한다.

비닐이 흙에 묻혀 빠지지 않으면 괭이로 흙을 뒤집어 비닐을 끌어냈다.

비닐을 씌운 것이 많지는 않지만, 시간이 많이 걸렀다.

땅에 비닐을 덮는 것을 비닐 멀칭이라고 한다.

비닐 멀칭을 하면, 땅의 온도를 조절하고, 토양의 수분을 유지한다.

또 잡초가 자라는 것을 억제하고, 전염성 병균이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며,

땅의 오염을 방지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비닐 멀칭을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는 농작물의 생산을 좋게 한다.

비닐을 벗길 때 작은 비닐 조각이 남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비닐이 잘 썩지 않기 때문에 농작물의 뿌리가 자라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될 수 있으면 비닐의 조각이 땅에 남지 않도록 하였다.

비닐을 벗기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으로 라면을 먹었다.

일하고 먹는 라면의 맛은 꿀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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