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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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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Mar 07. 2023

귀촌 이유

지난 일요일 아내와 농장에 갔다. 

나는 2016년에 땅 400평을 사서 제천에 귀촌하였다. 

귀촌이기 때문에 집은 시내 작은 아파트를 사서 생활하고, 

농장에는 일주일에 2, 3번 정도 간다.      

보통 2번 간다. 

1번은 붓글을 쓰는 것과 같이 자연을 즐기기 위해 가고, 

1번은 일을 하기 위해 간다. 

일을 많을 때는 3, 4번도 갔다.      

처음에는 양봉을 하려고 하였다. 

양봉이 되지 않아, 3년 정도 하다가 포기하였다. 

그후부터 가족이 먹을 음식을 주로 생산한다.      

복숭, 사과, 배, 자두 등과 같은 과일나무도 있고, 

고구마, 감자, 상추, 콩, 들깨 등과 같은 농산물을 심고, 

땅두릅, 엉겅퀴, 꼼보배추, 조뱅이, 방아, 당귀, 취나물, 황기 방풍 등과 같은 약초도 심어 놓았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자연 속에서 삶을 즐기고 건강한 음식을 먹기 위해 농사를 짓고 있다.      

농약은 거의 뿌리지 않는다. 

대신 처음에는 자연농법으로 비료도 사용하지 않았다. 

비료를 사용하지 않다가 최근에는 비료를 사용한다. 

단지 비료는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유기질비료만 사용한다.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풀을 제거하는 것이다. 

바쁠 때가 있다. 

씨앗이나 모종을 심을 때는 땅을 뒤집고 농작물을 심어야 하기 때문에 일이 많다. 

또 수확할 때도 일이 많다.      

일이 많을 때는 일년중에 많지 않다. 

보통 때는 잡초를 제거하고 물을 주는 것이 주된 일이다. 

이것은 1주일에 한 번 정도 하면 된다.      

농사일이 쉽지는 않다. 

삽으로 땅을 뒤집고, 풀을 뽑고 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이 든다. 

어떻게 사람은 나에게 이런 말을 한다. 

즐기기 위해 귀촌하였다고 하면서, 왜 힘든 일을 하느냐고.      

나 자신도 힘든 일이 싫다. 

농사일을 하다보면 허리도 아프고, 힘에 부쳐 고단하기도 하다. 

그런데 힘든 일을 하는 이유가 있다.      

내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살아 있으면서 일이 없으면 무력하다.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노력을 자연에 투자하여 어떤 생산물이 생겨나는 것을 보면 삶에 활력을 느낀다. 

목적이 없으면 가치가 없다.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사유를 하기 때문이다. 

나를 되돌아 보고 무엇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그것도 가치 있는 일일 때는 더욱 보람을 느낀다.      

농사일이 큰 가치를 갖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자유의지에 의해 이루어진다. 

나의 자유의지에 의해 일을 하기 때문에 삶에 활력과 가치를 느낀다. 

귀촌하여, 하는 일이 있고, 그로부터 삶의 활력을 느끼고, 

몸과 정신이 건강함을 스스로 느끼는 것이 귀촌의 가장 큰 가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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