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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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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Apr 06. 2023

들판 새끼강아지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 4월 4일 화요일 오랜만에 아내와 들판 길 산책을 갔다. 

들판 길 산책을 가지못하였던 것이 벌써 보름이 넘었다. 

코로나에 확진된 후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랫만에 들판 길 산책을 가니 기분이 좋았다. 

가면서 겨울 등산복 티를 입고 갔는데, 덥지는 않았다. 

아직 찬 기운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들판에 풀들이 많이 자랐다. 

밭 곳곳에 보이는 파와 마늘 등도 진한 파란색으로 토실하게 많이 자랐다. 

오랜만에 맡아 보는 들판 길의 봄내음이 좋았다.      

들판 길 산책을 가면서 더욱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 또 하나 있었다. 

새끼강아지를 보는 것이었다. 

집에서 나오면서 아내와 새끼강아지 이야기를 하였다.      

많이 자랐을 것이라고. 

이제 눈을 뜨고 서로 싸움을 하는 모습도 보기에 좋을 것이라고. 

이렇게 강아지가 있는 곳으로, 새끼강아지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갔다.      

검둥이가 있는 곳으로 가니, 어미 개가 비닐하우스 밖에 줄로 묶여 있었다. 

새끼강아지를 찾으니, 보이지 않았다.      

아내와 내가 강아지 새끼 8마리를 마지막 보았을 때, 눈을 갓 떴을 때다. 

그때만 하여도 눈을 뜨기는 하였지만, 앞을 잘 보지 못하고 새끼끼리 모여 오물거리고 있었다. 

눈을 떤 지 보름이 지났으니, 

이제 새끼강아지들이 자기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망을 친 강아지 집에서 밖으로 나오려고 바둥대는 

새끼강아지의 모습을 생각만 하여도 즐거울 것 같았다. 

그런데 새끼강아지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어미와 새끼강아지가 같이 있었던 집은 이미 해체하고 없었다. 

아마 주인이 새끼강아지를 모두 분양한 것 같았다. 

어미 강아지에게 가지고 갔던 간식을 주었다.      

어미 강아지의 모습도 까칠하여 보였다. 

새끼를 낳고 새끼에게 젖을 먹이느라 어미의 정성과 영양분을 다 주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어미의 털에도 윤기가 없어 보였다.      

새끼강아지 8마리를 모두 빼앗겼으니, 어미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어미 강아지를 다시 쓰다듬어 주고 뒤뜰방죽까지 걸어서 갔다. 

우리가 떠나가니 어미 강아지는 짖었다. 

짖는 어미 강아지를 뒤돌아보니 마음이 아팠다.      

생기가 있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새끼가 없이 혼자 줄에 메여있는 강아지의 모습이 눈에 계속 밟혔다.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만물의 당연한 이치인데 마음속의 허전함은 빨리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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