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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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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Apr 27. 2023

손님 맞이를 힘들어 하는 아내

아내는 손님이 오면 모든 정성을 다해 준비를 한다. 

아내의 생각은 이렇다. 

손님을 초대하면 최대한 준비하여 손님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내가 손님맞이를 할 때 주로 신경쓰는 것은 집안을 정리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손님을 초청하였을 때, 손님맞이에 정성을 쓰는 것을 나는 찬성한다. 

손님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람에게 친절하고 공경을 다하여야 한다. 

그러면 사회는 자연적으로 질서가 있고 신뢰가 있으며 화애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일정한 정도가 있다.      

어떤 일이라도 일정한 정도를 벗어나면 과잉이 될 수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정도를 벗어나면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이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내에게 손님이 올 때, 너무 지나치게 하지 말자고 한다. 

그러면 아내는 손님에 대한 기본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젊었을 때 친구가 오면 아내는 힘들어 하였다.      

어떤 때는 말도 없이 친구를 집으로 데리고 오기도 하였다. 

아내는 불평하지 않고, 친구에게 최대한의 정성을 다하여 대접하였다. 

나이가 들면서 아내가 친구를 데리고 집에 오면 힘들어하는 것을 알았다.      

어느때부터인가 친구를 집에 데리고 오는 것을 하지 않았다. 

만약 친구가 오더라도 집에서 식사하지 않고 밖에서 식사하도록 하였다. 

그래도 친구가 집에 오는 것을 알면, 청소를 하여 집을 깨끗하게 한다. 

그런 아내를 보면 고맙고 감사하다.      

문제는 우리 가족인 아들과 딸아이의 가족이 오는 것이다. 

딸아이 가족은 자주 오지 않지만, 아들 가족은 자주 온다. 

짱베와 짱미가 제천에 오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마 아들 내외는 아내가 정성을 드려 자기들을 맞기 위해 준비하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보통 아들 가족은 토요일 12시경 왔다가 당일 저녁 7시 전후하여 서울로 간다. 

아마 우리가 힘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할 것이다.      

아들 가족이 제천에 자주 오는 것은 짱베와 짱미가 제천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짱베와 짱미는 농장에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어릴 때 시골에 와서 들판과 산을 다니면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정서를 함양하는데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이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면서 말로서 할 수 없는 느낌을 스스로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아내도 아이들이 오면 좋아한다. 

문제는 아내가 음식을 준비하느라 항상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아내는 롯데마트에 수시로 간다.      

한우를 할인하면 한우고기를 많이 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고기 국과 갈비찜을 만들기 위해서다. 

소고기 외에도 다른 반찬을 꼭 준비한다.      

점심과 저녁의 메뉴를 다르게 하기 위해서다. 

점심 때는 보통, 부추전, 양장피, 잡채 등을 하고, 저녁 때는 고기를 주메뉴로 한다. 

아들 가족이 오는 주에는 금요일 저녁에 보통 11시까지 반찬을 만든다.      

지난 4월 22일 토요일에 아들 가족이 왔다. 

이번에는 소갈비와 육개장, 부추전을 준비하였다. 

지난 금요일에는 저녁 11시까지 반찬을 하였고, 재료는 몇 주 전부터 준비하였다.      

아들 가족이 오는날 농장에 가면서 전날 만든 육개장, 소갈비 

그리고 아침에 준비한 부추전 반죽을 가지고 갔다. 

농장에 10시 정도에 가서 농막을 깨끗이 청소하고, 부추전을 붙였다.      

이렇게 하니, 아내가 힘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아내가 힘들어하면 나는 아내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눈치를 보면서도 아내가 힘들어 하면 미안하고 고맙고, 안타깝다. 

내가 간단히 하자고 하여도 아내는 나의 말을 듣지 않는다.      

조금 적게 하면 좋은데, 아내는 손님을 맞는 자세가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항상 힘들어 한다. 

그것이 마음 아프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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