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농촌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성섭 Apr 25. 2023

농사도 자기수양이다

지난주 금요일인 4월 21일 아내와 농장에 갔다. 

나는 5월 초에 농작물을 심을 이랑을 노타리치기 위해서 갔고, 

아내는 농장에 있는 반찬을 집으로 가지고 오기 위해서 갔다.      

노타리란 경운기에 부착하여 굵은 흙을 잘게 부술 때, 

사용하는 둥그런 채바퀴 모양의 농기구를 말한다. 

그러니까 노타리친다는 것은 굵은 흙을 잘게 부수는 것을 말한다.      

나는 경운기가 없기 때문에 삽이나 쇠스랑으로 노타리를 친다. 

전에 유박비료를 뿌려놓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축분퇴비를 더 뿌린 후, 노타리를 쳤다. 

노타리 칠 양은 많지 않았다. 

10m 정도 이랑 2개 반이었다.      

삽으로 흙을 뒤집고, 다시 네기로 흙을 부수고 고른 후, 다시 평평하게 하여야 한다. 

흙을 파고, 뒤집고, 고르고, 평평하게 하는 것은 힘이 든다. 

그러나 하여야 할 일이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10시에 농장에 3시 30분가지 일하였기 때문에, 점심 시간을 빼면 4시간 30분 정도 일하였다.      

흙을 다루는 일도 자기 수양이 된다. 

첫째 아무리 단순한 일이라도 일하는 방법이 있다. 

같은 일이라도 좋은 방법으로 하지 않으면 일의 결과가 좋지 않다. 

노타리를 칠 때는 땅 깊이 파고, 굵은 흙을 작게 하고, 이랑 위를 평평하고 고르게 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힘이 들어도 하여야 한다. 

대부분의 일은 힘이 든다. 

힘이 들면 하기 싫고, 실증이 난다. 

하다가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손으로 흙을 다루는 농사 일은 힘이 든다. 

힘이 들어도 끝내야 한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고 몸을 상하면서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래서 나는 힘이 들면 5분 내지 10분 정도 쉬면서 한다.      

일을 하면서 즐거운 생각으로 한다. 

하기 싫다고 생각하면 더 힘이 든다. 

일하는 가운데 나 자신을 되돌아 본다. 

나이가 들어도 하는 일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또 가끔 이런 생각을 하여 본다. 

농사일은 거짓이 없다. 

나의 땀을 쏟으면 땅은 나에게 그만한 대가를 준다. 

내가 힘들게 하는 이 일로 싱싱한 잎이 자라고, 예쁘고 탐스런 열매와 뿌리가 맺힌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식품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일이 아닌가?     

이렇게 일하다 보면 일은 어느 사이에 끝난다. 

그래서 힘이 들어도 건강도 상하지 않고 마음도 즐겁게 일을 하는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몸살기가 있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