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마음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마음이 이야기 2

by 차선령

교실에 들어서니 녀석들이 난리다.

“선생님, 강아지 한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어요. 주인을 잃은 것 같아요!”


함께 나가보니 이쁘장한데 지쳐 보이는 강아지가 후문 쪽 자동차 밑을 돌아다니고 있다.

녀석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발을 동동 구른다.

“차에 깔릴 것 같으니 교실에 데려가요.”


나는 정말로 난감했다.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는데, 도저히 방법을 모르겠다.

일단 미화원 선생님과 사회복무요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도망가는 녀석을 잡았다.

벌써 이름까지 지어진 쿠크(쿠키앤크림)에게 새로 사 온 가슴줄을 채워 운동장 기둥에 묶어두고 마음이용 밥을 조금 나눠줬다.


교실로 올라가는 복도에서부터 벌써 설전이 벌어져 싸우고 있다.

지들끼리 말로, 극 T(Thinking) 아이들과 극 F(Feeling) 아이들이 부딪힌다.

“그냥 냅두면 되잖아?”

“마음이를 키우는 학교에 다니면서 그게 할 소리냐?”


“우리 반, 지금 몇 시간째 수업도 못하고 저 강아지에게 매달리고 있어.

선생님 솔직한 마음 같아서는 그냥 놔두고 싶은 게 맞아.”

친구들의 반응에 속상했다가 이어진 내 말에 충격받은 녀석들은 흐느끼기까지 한다.


“그런데, ‘마음이 키우는 우리들’이라는 말에 선생님 정신이 번쩍 들었어. 우리 반, 이제 어떻게 해볼래?”


강아지는 목줄이 있어 주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냄새를 맡아보니 집을 나온 지 3일 정도 된 것 같다.

가능성은 두 가지, 주인이 찾고 있다/주인이 버렸다.


갑자기 학급회의 모드로 움직인다.

감정적으로 해결하거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대안을 내놓기도 하지만 내가 끼어들 새도 없이 다 정리된다.

일단 맘카페와 당근마켓 어플에 주인을 찾는다는 글을 올리고, 주인을 찾는다는 안내장을 붙인다.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낮에는 줄을 묶어 학교 창고 앞에 두고, 저녁에는 위험하니까 창고 안에 둔다.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새로운 주인을 찾는 등 다시 대책을 찾는다.


녀석들이 집에 가지 않고 몇 시간째 바라보는 모습을 보고 돌봄선생님과 교무선생님이 걱정하지 말라며 강아지의 아침·저녁을 책임져 주셨다. 딱 이틀 뒤, 잠깐 문을 열어둔 사이 강아지가 사라졌다고 동네방네 찾아다니신 동네 할아버지께서 강아지를 데려가셨다. 작별 인사도 하지 못했지만, 아이들은 할아버지와 다시 만난 강아지의 모습을 상상하듯 미소를 머금는다.


“세상을 살다보면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어. 많은 선택 중에

확실하고 효율적이고 빠르고 간편하지만 차가운 선택지가 있을 수 있고,

애를 써야 하고 답답하고 느린 데다가 답을 못 찾을 수도 있지만 따뜻한 선택지가 있을 수 있어.

우리 어떤 선택하는 사람이 될래?”


나도 배우고 아이들도 배운다.

늘 나를 바로 세우는 건, 아이들이 던지는 말 한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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