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개가 있는 학교

마음이 이야기 1

by 차선령

새로 발령받은 학교의 큰 특징은, 학교에서 개를 키운다는 것이다.

개가 있는 학교들의 사례를 접하긴 했지만, 사실 나는 개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흥미를 갖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개와의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


우리 학교가 키우는 개의 이름은 ‘마음이’다.

3~6학년이 일주일씩 돌아가면서 점심시간에 마음이를 산책시킨다.

우리반 녀석들은 마음이와 산 지 5년째라 손길이 익숙하다. 시간에 맞춰 사료와 물도 챙겨주고, 산책시키기 위해 능숙하게 목줄을 채운다.


“선생님, 마음이 만져보세요. 진정한 우리 학교 선생님이 되려면 마음이랑도 친해져야죠!”

“선생님 조금만 천천히 친해질게.”


멀리서 아이들을 지켜보며 따라간다.

5학년이 마음이를 산책시키는 날이지만 온 학교 아이들이 마음이를 따라 운동장을 내달린다.


“마음이 집은 우리 학교 목공동아리에서 소헌이 아빠가 만드셨어요!”

“마음이가 아프면 현우네 동물병원에 가요!”

“마음이 아빠는 행정실장님이고 마음이 엄마는 돌봄교실 선생님이에요!”

“마음이 만질 때 깨끗한 손으로 만져야 해요.”


학교에서 개를 키우는 일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내 걱정이 쓸데없게도

참 촘촘히 역할들이 나누어져 참 자연스럽게 학교의 문화가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단한 노력으로 개를 키울 이유가 충분한지 나는 여전히 의문이었다.


“마음아, 나 00이랑 싸워서 속상하고 불편해.”


‘마음이 집 울타리’만한 여학생이 돌봄교실에서 저녁을 먹고 혼자 나와 마음이에게 속삭인다. 조용히 옆에 다가가다가 아이의 말을 들은 순간 내 안의 의문이 사라졌다.

마음이는 그 여학생 손에 닿을랑말랑 꼬리를 흔들었고 여학생은 마음이에게 비밀이라는 듯 검지를 입술에 갖다대며 웃는다. 오늘 점심까지 나를 보고 컹컹 짖어대던 마음이가 신기하게도 내가 가까이 가도 짖지 않았다.


마음이 덕분에 우리 학교 아이들의 학교생활은 분명히 특별하다.

위로받고 책임진다.

기다림과 예민함을 배운다.

가엾음과 대견함을 느낀다.

대가 없는 사랑의 의미를 안다.


마음이와 아이들의 우정이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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