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만 태울 건데 트위지면 충분하지 #02
트위지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1인승인가요?"인데, 이 작은 차엔 의자가 두 개 있어서 둘이 탈 수 있으니 2인승차다. 덩치가 큰 남자도 둘이 거뜬하게 탈 수 있기도 하다. 물론 작은 차에서 덩치 큰 남자 두 명이 내리는 모습을 누군가 본다면 엄청 귀엽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쓸모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 무조건 크고 좋은 것, 다 갖춘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이 차는 너무 작고 혼자 타기도 버거워서 누군가 함께 타고 다닐 수 없다는 것이 큰 단점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5인승 차를 타고 다닌다고 해서 5명이 타고 다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큰 차를 타고 다닐 때도 주로 혼자 타고 다닐 때가 많았다. 그런 내게 굳이 큰 차는 필요하지 않았다. 주로 혼자 타는 내게 운전석을 제외한 나머지 의자는 그저 짐칸이었을 뿐이다.
실용적인 것, 유지비가 덜 드는 것, 불필요한 것들이 필요하지 않은 것. 내가 트위지를 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트위지가 너무 좋아~ 이런 것은 아니지만 2년 넘게 타고 다니면서 '큰' 불만은 없다. '작은' 불만은 많다는 것은 함정!
때때로 거래처나 미팅을 하러 갈 때 이 차를 타러 가면 만나는 사람마다 신기해하고, 실제로 타고 다니는 사람을 처음 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럴 땐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차'라는 주제로 흥미로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가끔 방향이 같아서 가는 길에 내려준다고 말하면 "혼자 타는 차 아니에요?"라고 물었다가 뒷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잽싸게 탄다.
"사진 찍어도 돼요?"
언제나 모두가 차에 타면 인증샷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것.
주로 혼자 타지만 가끔 누군갈 태우면 이런 상황이 참 재밌다.
불편한 사람이 태워 달라고 할 땐 적당히 짐을 놓아서 자리가 없다고 핑계를 댈 수 있고, 친한 사람일 땐 굳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도 타고 가라며 뒷자리 시승을 권하게 되는 차! 그러고 보니 주로 혼자 타지만 뒷자리에 탄 사람들이 꽤 있었다. 자주 만났던 동생을 태워줬고, 어느 책방 사장님을 태워줬고, 어느 책방에서 함께 노동(?)을 한 후 잠시 태워 준 사람도 있었고, 도서관에 책을 납품하러 갔다가 뒷자리에 태워 책방에 온 적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뒷자리에 탄 것이 아니어서 누가 탔는지까지 기억하게 되어서 그마저 추억이 된다.
그들에게도 이 차를 탔다는 것이 추억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