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만 태울 건데 트위지면 충분하지 #05
트위지를 타고 다니다 보면 정말 자주 듣는 말이 "초보 운전자라 운전이 두려운데 이 차를 타면 거뜬하겠어요!"라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이 차는 정말로 초보운전자에게 추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초보 운전자가 이 차가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이해한다. 작은 차라 골목을 지나다닐 때 쏙쏙 잘 다닐 것 같고, 주차가 수월할 것 같고, 카트 같아서 운전이 편할 것 같다는 이유, 그리고 자동차가 비싸지 않아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없을 것 같다는 이유일 테지.
하지만 파워핸들도 아니고, 의자를 조절할 수도 없으며, 뒷 창문이 없어서 룸미러도 없고, 햇볕이 내리쬘 때 햇볕을 가릴 수 있는 가림막조차 없다. 클랙슨을 누르는 것도 다르고, 기어를 변경하는 것도 다르고 많은 것이 일반적인 자동차와 다르며, 조금만 경사진 곳에서 브레이크를 잡지 않으면 차가 훅 밀려 버리는 경험을 하게 되고, 엑셀을 세게 밟지 않으면 앞으로 쭉 나가지 않아 운전할 때 힘이 몇 배는 든다.
초보자라면, 절대로 추천하지 않겠다.
그리고 초보자들에게 이 차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 중에는 요즘 나온 차들처럼 편리한 기능이 많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는 기본적인 '공기압 체크' 같은 것이 있다. 20년 전만 해도 (나는 운전면허를 취득한 것이 99년 1월이어서.. 20년도 훨씬 넘었으니...) 차를 운행하기 전에 공기압 체크나 엔진오일 체크나 이 모든 것들을 수동으로 하던 때가 있었다. 자동으로 알려주지 않아도 계기판을 통해 공기압 체크를 할 수는 있었는데, 트위지는 그런 기본적인 공기압 체크 같은 것을 계기판을 통해 할 수 없다. 깜박 잊고 살면 공기압이 빠진 것도 모른 채 그대로 운전하다가 사고를 겪을 수도 있는 문제다.
자전거를 탈 때는 페달 몇 번 밟아 보면 공기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대번 눈치 챈다. 왜 이렇게 페달이 잘 안 밟히나 싶을 때 공기압을 체크하고 공기를 주입하면 금세 자전거가 잘 나간다. 자동차도 자전거처럼 액셀을 밟으면 그 느낌에 따라 공기압을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자동차는 직접 체크하거나 자동으로 차에서 알려주지 않는다면 공기압이 빠졌다는 걸 눈치채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6개월에 한 번씩, (주로 여름이 되거나 겨울이 될 때) 두 번 공기압을 체크하고 공기를 주입한다.
가시밭길을 달리더라도, 자갈길이나 긴 도로를 달리더라도, 공기만 빵빵하면 무슨 문제가 있으랴. 내 앞에 걸림돌이 많더라도 준비가 되어 있다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모든 문제는 언제나 미리 준비하지 못할 때 다가온다. 물론 때때로 미리 준비했어도 어쩔 수 없이 닥치는 문제가 분명 생길 수도 있다. 그래도 준비했던 만큼 잘 지나갈 수 있겠지.
타이어에 공기 빵빵 넣고, 또 신나게 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