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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선 Apr 04. 2022

험한 길을 달리지 않아도
구멍이 날 수 있잖아요!

고양이만 태울 건데 트위지면 충분하지 #06

나의 하루는 뻔하다.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팩스를 확인하고 발주를 넣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커피 한 잔을 하고 싶지만 커피는 출근 후 마시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에 오전 발주 업무를 마무리하면 곧바로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겨 책방으로 향한다.


책방에 도착하면 오픈 준비를 하고 미뤘던 커피 한 잔을 하며 손님을 맞이한다. 택배 업무를 하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손님과 대화를 하고 모임을 이끈다. 길게는 10시간, 짧게는 5시간 동안 책방 업무를 마치면 저녁을 먹으러 친정에 가거나 바로 집으로 오거나 한다.


일찍 퇴근하건 늦은 퇴근이건 집에 오면 곧바로 드라마를 보며 와인이나 위스키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뻔한 하루, 집에서 고작 2km가 되지 않는 책방과 그보다 더 가까운 친정집에 오가기 위해 자동차를 타는 일은 굉장히 짧은 순간이다. 책방까지 걸어서 고작 10분, 친정까진 3~4분이면 충분할 거리를 걷고 싶지 않다며 굳이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남들에겐 이상해 보일지라도 걷는 에너지를 일하는 데 쏟고 싶은 욕심이 크다. 무난한 하루를 보내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러나 일상이 평탄하다고 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다. 가시밭길을 달리지 않더라도, 안전한 길이라고 믿어도 왜 가끔 일상에 작은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일까.








못이 박혔다.


트위지는 자동으로 알려주는 편리한 기능이 없다. 자칫하면 못이 박힌 줄도 모르고 달리다가 서서히 바람이 빠져 위험한 상황에 닥칠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나는 못이 박혔다는 것을 단번에 알았다. 작고 낮은 차여서 차를 운전하는 순간 내 귓속에 불협화음이 느껴질 때 문제가 있음을 알았고 곧바로 내려 못을 발견한 것이다. 운전석과 타이어가 가까운 곳에 있어서, 평소와 다른 소음이 들릴 땐 무슨 일인가 궁금해지고, 그 궁금증은 늘 뜻하지 않은 사고와 연결이 된다.


어쨌든, 트위지를 운전하면서 벌써 2번이나 못 박힘 사고가 있었다. 험한 길을 달리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못이 잘 박히는 것인가. 익숙한 듯, 곧바로 서비스를 호출해 구멍을 메웠다. 다행히 지렁이로 해결될 정도의 문제여서 지렁이를 박는 것으로 구멍 때우는 것 완료! 옆쪽에 박혔다면 타이어를 교체해야 할 텐데, 그게 아니어서 금세 고칠 수 있었다.








내 인생에 박힌 문제들도 간단히 지렁이 하나로 해결되면 얼마나 좋을까. 달그락달그락 소리가 나서 아슬아슬했던 타이어가 다시 쌩쌩 갈 수 있게 작은 구멍 하나만 메우면 되는 것처럼 내 인생에 닥칠 앞으로의 길도 쌩쌩 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 이상의 불협화음이 없이 멋진 화음의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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