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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선 Feb 07. 2024

동네책방 책방일기 #59
6년 차 책방지기의 다짐

요즘 책방 마스코트 '다름' - 책방에 매일 있지는 않아요!



책방지기가 된 지 벌써 6년 차.


5주년을 맞으며, 그간 '책방'을 소재로 한 글을 너무 안 쓴 것이 아닌가 반성했고, 2024년 1월, 책방의 온라인 스토어를 개편하면서 2월부터 매주 1편씩 책방일기를 브런치에 쓰고자 다짐했다.


그런데 2월이 된 지 6일이 지났는데 이제 겨우 첫 편을 쓰고 있다니! 오랜만에 쓰는 책방일기니까,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 적어봐야겠다. 정말인지 책방지기의 삶은 바쁜데 왜 아무도 믿지 않는 거냐고!


매일 나는 오전 9시 정도 눈을 뜬다. 그보다 조금 일찍 일어날 때도 있지만 그럴 땐 그냥 다시 눈을 감아 최대한 늦게 잠에서 깨려고 노력한다. 침대를 벗어나는 건 대충 10시쯤. 그런 빈둥거리는 시간이 있어야만 하는 건, 점심부터 저녁까지 부지런히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어나서 곧바로 컴퓨터를 켜고, 밤새 도착한 이메일이나, 온라인 스토어 주문 등이 없는지 살핀다. 답장이 필요한 경우 빠르게 답장하고, 신간 소식이 들려온다면 빠르게 주문하는 것도 이때 하는 일이다. 


그 후, 간단히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11시 30분쯤 집을 나서 책방에 도착하면 11시 40분. 문을 열고, 불을 켜고, 다락방 청소기를 돌린 후, 커피 머신을 켜고 포스기를 켜고, 카드 단말기를 켜고, 음악을 틀고, 화장실 정리를 하고, 송장을 뽑으며 책방 업무를 시작한다.


온라인 주문이 많은 날은 곧바로 포장 업무를 시작하는데, 주문이 적당한 날은, 책장 정리와 재고 파악 등 상품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을 우선순위로 한다. 점심 손님을 맞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오후 1시쯤에는 미리 싸 온 도시락을 먹으며 점심 식사를 한다.


그리고 오후 2시~4시까지는 발송할 택배와 도착하는 택배를 정리하는 시간이다. 일 평균 3건, 많은 날은 10건 정도의 택배 주문이 있어서, 주문을 처리하는 데도 1~2시간이 소요된다. 또 도착하는 택배도 만만치 않아 그것을 정리하는 것도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이 시간엔 오프라인 손님들도 있을 시간이라 업무와 동시에 책방 손님을 케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 다음 4시쯤부터는 여유가 생긴다. 택배 기사님이 지나간 후에 들어오는 주문은 어차피 다음에 보내야 하니 당장 할 업무가 아니어서이다. 다만 1권 남은 책의 주문이라면 오프라인 판매와 겹치지 않게, 또 추가 주문이 들어오지 않게 두 곳의 스토어의 수량을 조정하는 업무가 필요하다. 


그렇게 정리를 한 후, 5시부터는 본격적인 온라인 업무를 시작한다. 글쓰기 모임, 독립출판 모임, 그리고 다양한 모임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고, 온라인 밴드로 진행하는 모임들의 사항을 체크하고, 발송할 단체 문자가 있다면 미리 예약 문자를 하든, 발송을 하든 정리하고, 등등 이렇게 컴퓨터 업무를 하다 보면 어느새 마감 시간이 다가온다. 그러면 부지런히 청소 업무를 시작한다. 개수대 정리, 화장실 정도, 다락방 청소. 청소의 연속. 바닥 쓸고 닦고, 쓰레기 비우고 등등. 할 일이 또 많다. 


그리고 7시 이후 책방 모임이 있는 날이면 모임까지 모두 마쳐야 퇴근. 그렇지 않은 날이면 일반적으로 6시 반~7시 반 사이 퇴근이다.


퇴근 후 저녁식사 후 들어오면 그때부턴 약간의 여유가 생겨, 드라마를 2편 정도 본 후, 출판사 업무를 시작한다. 신간 도서 제작이 있으면 제작 업무, 기획과 편집 작업이면 그런 작업 등등. 새벽 2시 정도까지 업무를 마친 후, 잠자리에 든다.


적고 보니, 별거하지 않으면서 바쁘기만 하는 하루인 것 같은데... 반성해야겠다. 덜 바쁘면서 돈 많이 버는 일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보자.


더불어, 정말로 일주일에 최소 1건 책방지기 일기를 쓰는 여유는 꼭 가져 보자!


다짐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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