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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선 May 25. 2024

동네책방 책방일기 #62
떠나기로 결심하다

월요일,

지난주 작업했던 15초와 30초 광고 영상의 수정사항이 도착하여 작업을 준비하며, 청탁 들어왔던 에세이 한 편의 원고를 마무리해 보냈다. 와중에 책방 영업을 하고, 영업 후 칼퇴하고 파주 인쇄소에 들러 신간 2종을 픽업했다.


화요일,

오전에 다음 달 출간할 새로운 신간의 퇴고 원고 14편의 피드백 작업을 하고, 오후엔 과천문화재단 글쓰기 수업, 저녁엔 강서청년센터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 후, 밤엔 매주 에세이 쓰기 15편의 피드백 작업을 했다.


수요일,

오전엔 15초와 30초 광고 영상의 수정을 마무리해 전송했다. 점심땐, 신간 1종의 작가들에게 도서 발송 업무 및 예약 판매 발송을 진행했고, 오후엔 살롱 드 파리에서의 독서 모임을 진행했다. 저녁에 돌아와 나머지 신간 1종의 도서를 정리했다.


목요일,

오전엔 양천중앙도서관에서 글쓰기 수업을 하고, 책방에 와서, 펀딩 진행했던 나머지 신간의 도서 발송을 종일 했다. 물론 책방 영업은 덤! 


금요일,

오전에 신간 2종의 보도자료를 완성하고, 오후엔 책방 영업을 하며 택배 발송 및 책방 정리를 대대적으로 했다. 저녁엔 청탁 원고의 수정 작업을 완료해 제출했고, 밤엔 새로 출간할 신간의 내지와 표지 시안을 잡았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브런치에 오랜만에 글을 쓴다.


책방지기로의 삶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사람들 만나는 것이 좋고, 글을 쓰고 나누고, 책을 만드는 이 삶이 너무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에게 수많은 일이 주어지는 것에 너무도 감사하다. 


그런데 유독 요즘 더 힘들었던 이유는, 4월 중순부터 무려 한 달이나 남편이 일본으로 출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어제야 드디어 돌아왔다. 남편은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해왔고, 삼냥이의 돌봄에 있어서도 많은 부분의 일을 해왔기 때문에, 위의 스케줄을 진행하며, 집안 살림을 하며, 삼냥이를 돌보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더군다나 운전을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운전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닌데 돈을 쓸 시간이 없어 지출이 없으니 돈이 쌓이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그래서 결국, 떠나기로 결심했다.

7월 말, 나는 파리로 떠날 것이다. 


단 10일뿐이겠지만, 매년 단비 같은 유럽으로의 여정은, 죽을 것 같이 힘들던 스케줄이 하나도 힘들지 않게 느껴질 만큼 내 삶의 이유다. 그러려고 매년 7월에 만기인 적금을 붓는 것이 아닌가.


가기 전까지 계획된 일을 차근차근 잘 마무리할 것이고, 떠나고 돌아와서는 리플래시 된 새로운 책방지기의 삶을 꾸릴 것이다. 하반기에는 외부가 아닌 책방에서의 다양한 모임들을 준비하고 있으니 이제부터는 내실을 다져야겠다. 또 한 바탕 죽을 만큼 열심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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