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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선 Jul 03. 2019

책방일기 #34 택배와 아이스크림

책방은 매주 수요일이 휴무니까 저는 외부 업무를 주로 수요일에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중간에 쉬고 싶은 날 알바를 출근 시키고 있죠.


지난주부터 저는 계속 강행군으로 쉬지 못했는데 드디어 알바가 출근하는 날을 앞두고 쉰다고 좋아라 하고 있을 즈음...


카톡이 옵니다.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죠.

알바님이 오늘 술을 마시면 내일 출근이 힘들 것 같은데 날짜를 바꿔 달라고...?합니다.


음...

술 마시는 거면 좀 나와 달라 사정하고..

그래도 혹시 진짜 못 오겠다 싶음 알려달라 했는데, 다행히 출근은 가능하다는 늦은 밤 통보에 드디어 쉴 수 있는 날이 되었지요.


하하하.

퇴근 전 알바에게 업무 지시를 남겨 놓고 나왔다고 전했더니...

이러한 답변이;;


아닌 밤중에 맞은 팩폭;;

요즘 손님이 줄긴 했어요.

근데 매출이 줄어 들은 건 아니에요,


온라인 판매가 좀 늘었고, 모임, 수업 등 다양한 행사로 오는 분들이 많다 보니 낮 손님이 좀 없어도 크게 다를 바는 없는 것 같지만..


알바가 일하는 시간이 워낙 한가하다보니..

청소랑 독후감 쓰는 거 (책방 알바니까 책 알아야 한다고 독후감 쓰는 거 주요 업무에요) 빼곤 할 일이 딱히 없는 꿀알바에요 ㅋㅋ

시급도 꽤나 많은 편이라. 하하하


암튼 뭐 마침 오늘따라 책이 한 10여권? 정도 택배 주문이 들어와서 오후 느즈막히 택배 보내고 마감 업무도 할 겸 출근을 했습니다.


한 30분 이상 택배 포장하느라 정신이 없다가 택배 보내려고 편의점을 가려는데 알바님이 아이스크림을 사다 달래는 거에요.


무엇 보다 어려운 과자 고르기, 아이스크림 고르기.

잘못 사갔다가는 역시 나이 많은 사람이 고른 것은 이런 거냐며 욕 먹을 거 뻔한 상황..


잠시 당황하고 있으니, 눈치 챈 알바님이 자기가 직접 고르겠다고 편의점에 따라 나섭니다.


그렇게 천원짜리 아이스크림을 들고는 세상 젤 좋아하는 거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엄마 미소 므흣;


그러면서 나에게 묻더군요. 아이스크림 혼자 먹는 게 이상했는지 난 왜 안 먹냐고. 하하.

난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는다고 했더니 언제가 마지막이었냐 묻는데.. 저는 정말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아 기억이 없어요 ㅎㅎㅎ 어릴 때부터 안 먹었거든요.


내 이야기 따윈 별로 관심없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알바님을 보며, 그냥 니가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불러 라고 빗말이라도 할 걸 그랬나 싶었습니다.



아무튼.

손님이 많은 곳은 아니기에 늘 여유 있는 책방이 좋아요.

그렇다고 망해가는 거 아니에요.

매출은 똑같아요. 하하

좋았던 적은 없어도 아직 괜찮아요.


알바님이 걱정하지 않게 많이 놀러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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