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발견 Educated>, 타라 웨스트오버
“과거가 아름다운 것은 우리가 경험을 하는 순간에 생기는 감정은 잘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확장된다. 그런 이유에서 우리는 현재가 아니라 오직 과거에 대해서만 완성된 감정을 지닌다.” (버지니아 울프)
“마지막으로 나는 교육이 끊임없이 경험을 재구성해 가는 것으로 이해되어야한다고 믿는다. 교육의 목적과 과정은 동일한 것이다.” (존 듀이)
책 첫 장에 적힌 이 문장들에 사로잡혀 읽기 시작. 한달음에 읽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실제 이야기다. 아버지의 서사에 맞선 딸의 이야기다. 타라가 겪은 것처럼 극단적인 과대망상, 조울증, 광신적 믿음, 폭력이 없었다 해도, 가족의 영향력에 맞서 분투해 본 이들에게 이 이야기는 아주 익숙한 ‘나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나는 이 책을 여성의 눈으로 써낸 가족 트라우마 기록 보고서, 역사 다시 쓰기라고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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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의무가 다른 의무-친구, 사회,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와 충돌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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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의 혼돈 속에서 나는 울고 있는 어린 나를 발견한다. 어린 시절 나는 이 세계와 자신에 대해 쉽고 단호하게 정의 내리는 이들이 부러웠다. 무서웠다. 두려웠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이 옳은 것인지, 이 세계를 지탱하는 도덕과 질서,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나를 보호할 언어가 없었고, 심지어 내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언제든 누군가에게 휘둘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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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타라처럼 아버지의 영향력 아래 머물지 않기 위해, 나를 규정짓는 수많은 권위와 말을 방어하기 위해,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나의 선택을 지지할 용기를 가지기 위해, 가족 안의 윤리와 도덕이 나를 미궁에 빠뜨리게 하지 않기 위해, 내가 원망과 미안함, 죄책감 속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 그리하여 결국 나를 믿고 사랑하기 위해, 언어가 필요했고 교육이 필요했고 집을 떠나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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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는 거기서 더 나아가 자기 가족의 역사를 다시 쓴다. 결국 타라의 트라우마는 배움을 통해 질문되고, 역사쓰기를 통해 이해된다. 아버지에게 품었던 사랑과 경외감, 모든 반감과 단점을 열거하고 기록하고 업데이트하며 오래된 불만들을 끊임없이 들먹이며 탓하기를 멈출 때까지 글을 쓴다. 그럼으로써 타라는 “아버지의 죄와 내 죄의 무게를 견주는” 등식에서 아버지를 완전히 빼고,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갈 용기와 자유를 얻는다. 타라가 마음의 평화를 얻기까지 그 모든 주저함과 혼돈에 존경을 보내며. 딸들의 역사쓰기는 혁명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