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디자인 이야기
게임 속에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아주 것들이 존재한다. 고전적인 컷씬, 동영상, 연출 등등.. 하지만 MMORPG 게임에서 대표적인 이야기 전달 수단은 퀘스트로 여전히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사실 여전히 라기 보다는 그 의미는 'wow'를 통해서 한껏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보통의 퀘스트 창(저널) 안에는 퀘스트의 제목, 내용, 보상치 등이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은 보상치만 확인하거나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하나만 골라서 보는 경향이 있다. 볼드체나 다른 색으로 표시해 주지 않으면 읽기 짜증 난다고 유저들은 탄식한다. 심지어 퀘스트나 내용을 즐긴다는 유저들의 플레이를 보아도 퀘스트의 지문을 상세히 읽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고 중간에 들어간 강렬한 연출을 더 진하게 기억하고 있다.
사람들은 왜 읽지 않을까? 아니 왜 읽지 못할까? 무언가 퀘스트를 전달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가 아니면 무언가 뇌에서 읽지 못하게 거부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난독증'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생각났다. 퀘스트를 읽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난독증을 일으키는 원인과 맞닿아 있지 않을까?
난독증의 정의를 보면 아래와 같다.
난독증 [難讀症, dyslexia]
듣고 말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문자를 판독하는 데 이상이 있는 증세
하지만 불행하게도 난독증에 확실한 원인을 밝혀져 있지 않고 있다. 몇 가지 가설이 존재하는데 그중 눈 길을 끌만한 이야기가 있었다. 난독증은 좌뇌와 우뇌의 균형적인 발달이 실패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인간의 좌뇌는 언어를 담당하고, 우뇌는 공간적 시각적 기능을 담당하는데, 난독증의 경우 좌뇌의 기능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우뇌의 기능이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좌뇌의 기능이 떨어져 있으므로 좌뇌가 담당하는 언어 기능이 약하고, 집중력, 논리력 등이 부족한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우뇌의 기능이 높으므로 시각적 공간적 기능이 발달하고, 창의성과 천재성까지 나타내게 된다.
여기서 보면 좌뇌는 언어를 담당하고 있고 우뇌는 공각적 시각적 기능을 담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무언가 나눠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렇게 대입해보자 언어를 담당하고 있는 좌뇌는 퀘스트를 읽고 내용을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게임의 대부분은 공각적이며 시각적인 부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달리고 몬스터를 때려 잡고 빠르게 마법이 나가도록 쉴세 없이 키패드를 순차적으로 누른다.
뇌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지만 좌뇌와 우뇌가 동시에 일을 처리하는데 힘들다고 하는 가설을 세우고 싶다. 예를 들어 100m 전력질주로 달리기를 하고 갑자기 지문을 읽고 지은이가 의도한 바를 말해 보시오 라고 하는 게임이 있고 이것이 반복된다고 생각해 보자. 사람이라면 물론 전력질주를 하다가 다시 글을 읽어야 할 때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의 MMORPG를 생각해보면 대개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퀘스트를 받고 최대한 빠르게 해당 장소까지 이동하여 빠르게 사냥하고 돌아와 퀘스트 보상을 받는다. 이 것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이다. 시간 비율을 보면 이동하고 사냥해서 돌아오는 시간이 퀘스트를 받아서 정독하여 읽고 보상을 받는 시간에 비해 월등히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시간 동안 플레이어는 우뇌를 계속해서 사용하다가 갑자기 좌뇌를 사용할 것을 권고받는 것이다.
퀘스트 난독증이라고 표현했지만 난독증이라기보다는 이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흐름의 모습일 것이다. 플레이어들이 내가 정성스럽게 퀘스트를 만들었는데 읽지 보지도 않고 보상만 찾아 라고 말하기 보다는 이런 휴먼 네이처를 고려해서 게임을 디자인해야 더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