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디자인 이야기
* 이 포스팅은 정확한 인지과학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아님말구류의 글입니다.
많은 기획자들이 함께 팀을 이루어 작업을 하다 보면 사람들의 캐릭터가 점점 분명하게 보이는 시점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무엇을 잘 한다거나 아니면 어떤 것은 질색한다 같은 성향이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이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이게 되는 인간 성향과 게임 기획 작업을 할 때 방식이 참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뭐 같은 사람이 하는 것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것입니다. 아래와 같이 눈에 띄는 기획 잘하는 사람의 몇 가지 패턴을 적어 보았습니다.
1. 잘 노는 사람
잘 논다는 의미가 '화류계'에서 잘 통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리고 어릴 때 자주 쓰던 '날라리'의 의미 또한 아닙니다. '놀이'의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생략하고 단순히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의 의미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변에 누구와 함께 놀면 재미있다는 인식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게임 기획 일이 잘 맞는 사람일 것입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간단한 장난 속에서도 재미의 밸런스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사람은 "유재석", "윤종신" 서로 매우 다르게 보이지만 둘의 공통된 특징은 자신보다 남을 더 재미있고 돋보이게 한다는 것입니다. 분위기가 얼어 갈 때 적절한 멘트를 날리고 '누구야 그거 한번 해봐. 그거 잘 하잖아' 하면서 리듬감 있는 대화를 이어가게 합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눈치력'이 상당히 높아 주변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빠르게 잡아냅니다. 유저들(사장님 포함)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하여 내 놓습니다.
2. 농담을 잘하는 사람
특히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 보면 이런 부류의 사람들의 장점이 부각되게 됩니다. 꽉 막혀있는 상황에서 다르고 독특한 생각을 농담처럼 이야기 하지만 묘하게 설득력 있어 나중에 재미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적절한 상황에 적절한 농담을 잘 한다는 것은 무언가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한 답을 잘 내놓을 확률이 높은 것입니다. 대화가 재미없는 사람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3. 탄력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
반대로 이야기하면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 고집만 있는 사람, 특히 게임 만들기가 건물 만들듯 설계도와 똑같이 만들어지고 한번 만들어진 것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는 사람은 게임 기획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는 기획팀에 경우 이런 성향이 더 쉽게 드러납니다. 만든 컨텐츠를 가장 먼저 테스트해 보거나 기획 내용을 듣는 사람이 동료 기획자이기 때문입니다. 주변의 이야기에 대해서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일단은 만들고 이야기하겠다고 하거나 심한 경우에 '난 그게 좋은데' 같은 어린애 같은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QA에서 올라온 '문제점'은 잘 받아 들이면서 주변의 다른 기획자들의 이야기나 더 좋은 방향으로 살 붙이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듣지 않는 타입입니다. 좋은 아이디어 때문에 기존의 것을 다 뒤집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무조건 변화 없는 쪽을 택하게 됩니다. 좋은 기획자의 첫 번째 자질은 'Listen'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