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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구형아 Sep 27. 2024

교회 다니는 어린이가 달란트로 닌텐도 사기

돈의 가치는 누가 정하나요?

닌텐도 스위치 정가는 355000원. 얼핏 보면 14만 달란트는 합리적인 가격처럼 보인다. 하지만 달란트가 원과 같은 가치를 가졌을 때나 성립 가능한 이야기다. 하지만 교회에서 지급하는 달란트는 청소 시 5 달란트. 명확한 기준이 없으므로 1시간 교회예배당을 청소했을 시 지급하는 금액으로 하자.


매일매일 교회를 가는 것은 통상 어려우므로 수요예배와 주일예배를 매주 참석한다고 가정해 보자. 수요일은 보통 저녁에만 예배를 보므로 청소할 시간이 1시간 정도밖에 없다고 보고, 일요일에는 3시간 청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닌텐도를 갖고 싶은 이 신실한 어린이는 1주일에 20 달란트를 모을 수 있다. 즉, 혼자서 달란트를 벌어서 닌텐도를 사려면 7000주가 걸린다. 7명의 아이들이 1명에게 모든 달란트를 몰아줄 경우에나 20년 정도면 닌텐도 하나를 장만할 수 있다. 사실상 월급 모아서 강남에 새 아파트 사는 소리와 같다.


이 어린이가 달란트로 닌텐도를 살 방법은 없을까?


 첫 번째로 달란트를 발행하는 기구를 기만하여 양적완화를 유도시키는 방법이 있겠다. 즉 아무도 달란트 시장을 이용하지 않고 달란트 유통을 축소시키는 거다. 목사님이 달란트 시장이 반드시 교회에 필요한 기구라 생각되면 강제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여러 사람에게 좀 더 많은 달란트를 쥐어 줄 것이다. 하지만 달란트 시장이 교회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으면 목사님은 달란트 시장을 해체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구입하는 것이다. 달란트 시장이 좀 더 커질 것이고 많은 물건이 거래될 것이고 달란트 시장에 풀려있는 각종 자산들이 분명히 가격상승을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으면 목사님과의 진지한 토론 후 달란트 이자를 약속하고 먼저 닌텐도 혹은 가격 상승 요인이 있는 물건을 선점하는 것. 이 또한 달란트 시장이 어느 정도 활성화 되어있고 달란트 시장에 참여하고자 하는 어린이가 많아야 가능할 것이다. 물론, 물건의 가치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진다면 나는 130년짜리 목사님의 노예가 되겠지만.


이 정도가 되면 우리는 일단 교회가 14만 달란트라는 몹시 큰 달란트를 발행할 수 있는지 여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교회가 발행하는 달란트가 지금 실물 자산과 일치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은데, 이는 어린이들의 노동력만 착취하고 소모성이 높은 낮은 가격의 실물, 즉 떡볶이 1컵, 콜라 1캔, 점심식사 시 소시지 반찬 추가 등 과 같은 개체로 달란트를 쉽게 회수하고자 함이 아닌지 또한 의심해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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