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가치는 누가 정하나요?
닌텐도 스위치 정가는 355000원. 얼핏 보면 14만 달란트는 합리적인 가격처럼 보인다. 하지만 달란트가 원과 같은 가치를 가졌을 때나 성립 가능한 이야기다. 하지만 교회에서 지급하는 달란트는 청소 시 5 달란트. 명확한 기준이 없으므로 1시간 교회예배당을 청소했을 시 지급하는 금액으로 하자.
매일매일 교회를 가는 것은 통상 어려우므로 수요예배와 주일예배를 매주 참석한다고 가정해 보자. 수요일은 보통 저녁에만 예배를 보므로 청소할 시간이 1시간 정도밖에 없다고 보고, 일요일에는 3시간 청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닌텐도를 갖고 싶은 이 신실한 어린이는 1주일에 20 달란트를 모을 수 있다. 즉, 혼자서 달란트를 벌어서 닌텐도를 사려면 7000주가 걸린다. 7명의 아이들이 1명에게 모든 달란트를 몰아줄 경우에나 20년 정도면 닌텐도 하나를 장만할 수 있다. 사실상 월급 모아서 강남에 새 아파트 사는 소리와 같다.
이 어린이가 달란트로 닌텐도를 살 방법은 없을까?
첫 번째로 달란트를 발행하는 기구를 기만하여 양적완화를 유도시키는 방법이 있겠다. 즉 아무도 달란트 시장을 이용하지 않고 달란트 유통을 축소시키는 거다. 목사님이 달란트 시장이 반드시 교회에 필요한 기구라 생각되면 강제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여러 사람에게 좀 더 많은 달란트를 쥐어 줄 것이다. 하지만 달란트 시장이 교회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으면 목사님은 달란트 시장을 해체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구입하는 것이다. 달란트 시장이 좀 더 커질 것이고 많은 물건이 거래될 것이고 달란트 시장에 풀려있는 각종 자산들이 분명히 가격상승을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으면 목사님과의 진지한 토론 후 달란트 이자를 약속하고 먼저 닌텐도 혹은 가격 상승 요인이 있는 물건을 선점하는 것. 이 또한 달란트 시장이 어느 정도 활성화 되어있고 달란트 시장에 참여하고자 하는 어린이가 많아야 가능할 것이다. 물론, 물건의 가치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진다면 나는 130년짜리 목사님의 노예가 되겠지만.
이 정도가 되면 우리는 일단 교회가 14만 달란트라는 몹시 큰 달란트를 발행할 수 있는지 여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교회가 발행하는 달란트가 지금 실물 자산과 일치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은데, 이는 어린이들의 노동력만 착취하고 소모성이 높은 낮은 가격의 실물, 즉 떡볶이 1컵, 콜라 1캔, 점심식사 시 소시지 반찬 추가 등 과 같은 개체로 달란트를 쉽게 회수하고자 함이 아닌지 또한 의심해보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