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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우림 이원종 Jul 31. 2019

백년 넘은 보이차라고 해서 좋아했건만..

흑차와 흑차가 아닌 차류는 어떻게 구분할까?


오래 전입니다만 부산에서 한 노차인께 차대접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흐뭇하셨던지 당신께서 드시려고 조금씩 담아오셨던 보이차를 조금 덜어내 주셨습니다. 집에 가서 맛이나 보라며 백년이 넘은 노보이차라고 하셨습니다. 감사를 표하고 집에 돌아와 벗님들과 같이 품차를 해보았더니, 숙차였습니다. 대구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백년 넘은 보이차라고 주인장이 귀히 간직하던 차를 내었는데, 그만 황편으로 만든 90년대의 육보였지뭡니까? 민망한 일입니다.



모두 흑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렇다면 흑차는 어떤 차일까요? 흑차와 흑차가 아닌 차류는 어떻게 구분하고,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1)개념의 차이로 구분한다.

우리가 흑차를 비롯한 차의 종류를 구분할 때 먼저 유의해야 할 점은, 그 개념을 명쾌하게 정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소한이나마 그 역사적 배경을 살피보고,과학적인 분류의 기준을 제시해야 하며, 각 차류 간의 개념이 혼동되거나 혼란스럽지 않아야 합니다. 



2)원료 및 가공공법등의 차이로 구분한다.

그러한 전제하에 다음의 몇몇 측면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즉 원료의 측면, 가공공법과 제조공정의 측면, 생화학변화를 동반한 가공기제의 측면, 독특한 풍미의 측면, 저장에 따른 가치 상승의 측면, 그리고 발효에 따른 효능의 측면이 그것입니다.



(흑차에도 종류가 많습니다. 여러 종류의 차가 있습니다. 앞으로 하나하나 구분하여 올릴것입니다. 

청전이면 청전, 복전이면 복전, 금첨이면 금첨.천량차면 천량차. 

각각의 차는 개념,원료,가공공법이 서로 다릅니다. 각각의 글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잠시 쉬어 가십시다. 제 호흡도 가빠집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게 많아서지요. 옛말에 ‘마행처馬行處에 우역거牛亦去’라고들 합니다. 가는 데 소도 간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 호흡 쉬어 보십시다. 몸을 쇼파 뒤쪽으로 붙여서 조금 더 시야를 확보해 보시지요.



앞으로 올라오는 글을 통해, 우리는 소걸음으로 흑차의 세계를 여행할 것입니다. 뚜벅뚜벅 걸어갈것입니다. 흑차의 기원과, 고대 흑차의 이모저모를 들추고 뒤집고 돋보기를 꺼내어 들여다 볼 것입니다. 흑차의 원료를 살펴보고, 가공공법의 독특함에 주목해보고, 저장에 따라 진화되는 풍미에 대해서도 음미하십시다. 



이야기 나들이가 진행될수록 우리는 점점 흑차와 친밀해질 것입니다.깊은 유대감이 형성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한 경험으로 우리가 좋아하는 흑차를 꺼내어 진하게 한 잔 우려낼 때, 우리의 입가에 '미소 한 자락'이 지어진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흑차의 공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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