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객관적 검증의 양립불가능성
승소할 수 있을까요? 무죄가 될까요? 몇년 형을 선고받을까요?
상담실에서 흔히 겪는 일이고, 어떻게 보면 일반인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일 것입니다.
그럴 때 마다 변호사인 나의 반복되는 대답은 "해 봐야 압니다.", "좋은 결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입니다.
그러면 대부분 "승소를 자신할 줄 알았는데 아쉽다.", "유무죄를 알 수 없느냐.", "자신감이 없는 것 아니냐." 등 표현은 다르지만 뭔가 확실한 걸 기대했으나 아쉽다는 반응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사건의 선임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결과'를 언급하는 태도가 필요하고 그러한 유혹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변호사의 양심상 어느 정도 예측을 넘어 결과를 전제로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을 알고, 그 불가능한 것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기망 즉 '속이는 것'을 알기에, 아무리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상담을 마무리하곤 합니다.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너무나 다양하고, 이를 객관적이고 정량화하거나 수치화 할 수 없으며, 인간의 내심의 영역이 좌우하는 영역이기에 재판의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만약 그러한 능력이 있다면 변호사보다는 법원앞에서 돗자리를 깔고 점을 봐주는 것이 더 낳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의사가 부럽기는 합니다.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영상검사, 혈액검사 등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사의 수단이 존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무엇인가 명쾌한 설명을 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막연한 얘기를 하면서도 어쨌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얘기가 당사자를 답답하게 하리라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밖에 얘기할 수 있는 이 직업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숙명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