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본 그 안타까움에 대해서
여러분이 갑자기 범죄의 피해자가 된다면 상상해 보셨습니까?
평안한 일상을 본인의 아무런 잘못도 없이 오로지 타인의 잘못으로 생명에 신체에 재산에 피해를 본다는 것 그것은 형사전문변호사의 입장에서도 생각조차 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한 일입니다.
비록 피해자가 아닌 피고인의 편에 서야하는 숙명인 변호인이기는 하나
변호사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 기록을 통해 드러나는 피해자의 피해감정까지 무시하기는 어렵습니다.
웃으며 입대 전을 친구들과 즐기기 위해 나간 아들이 싸늘하게 주검으로 돌아오고, 방금 전까지 웃음을 주던 딸 아이를 순간 사고에 영영 떠나보내야 하는 가족들의 슬픔...
믿었던 자에게 당한 성폭력으로 인해 세상에 대한 믿음을 접고 정신과 치료에 의존하는 피해자의 아픔...
평생 일한 대가로 마지막 손에 쥔 퇴직금을 사기로 모두 날린 피해자의 허탈감... 그 뒤에 따른 극심한 경제적 고통....
모두 제가 본 기록에 담긴 그들의 고통입니다. 비록 변호인이지만 그 아픔을 하나 하나 느끼며 가슴에 담습니다.
하지만 변호사의 숙명이자 직업상 부여받은 의무이기에 가슴속의 아픔은 고히 담아두고, 냉정한 시각을 유지하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요소를 재판에 반영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합니다.
매번 사건이 판결로 마무리 되고, 변호사의 숙명이 종결되어 기록을 정리하다 보면....다시 한 인간으로 돌아와 생각해 봅니다. 과연 내가 그들이라면 감당 가능한 고통이었는가라고 말입니다. 어려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