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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너 4개 이론” - 워라밸의 부정적인 면

[번역] The Downside of Work-Life Balance

미국의 자기계발 전문가이고 ⟪아주 작은 습관의 힘⟫(Atomic Habits: An Easy & Proven Way to Build Good Habits & Break Bad Ones)을 쓴 제임스 클리어(James Clear)가 자신의 블로그에 쓴 “The Downside of Work-Life Balance”(원문)를 번역한 글입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워킹맘, 워킹대디라면 누구나 고민할 주제라는 생각에 번역해봤습니다. 오역 지적 또는 더 나은 번역 제안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워라밸의 부정적인 면


워라밸(워크-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 일-가정 균형)을 생각하는 방식 중 하나는 버너 4개 이론(The Four Burners Theory)이란 컨셉을 사용하는 것이다. 내가 처음 이해한 바는 이렇다:


우리의 삶이 버너 4개가 달린 가스렌지로 표현된다고 상상해보자. 하나의 버너가 우리 삶의 4분의 1(25%) 정도를 의미한다.


1. 첫 번째 버너는 가족을 의미한다.

2. 두 번째 버너는 친구를 의미한다.

3. 세 번째 버너는 건강을 의미한다.

4. 네 번째 버너는 일을 의미한다.


버너 4개 이론이 주장하는 바는 이렇다: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4개의 버너 중 하나는 꺼야한다. 그리고 정말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두 개는 꺼야한다.”¹


(c) JamesClear.com



버너 4개에 대한 세 가지 관점


버너 4개 이론을 접한 나의 첫 반응은 우회할 방식을 찾는 것이었다. “버너 4개를 모두 켠 상태로 성공할 수는 없을까?” 나는 궁금했다.


어쩌면 나는 버너 2개를 합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족과 친구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으면 어떨까?”


건강과 일을 하나로 묶을 수도 있을 것이다. “종일 앉아 있는 건 건강에 좋지 않다. 그럼 스탠딩 데스크에서 일하면 어떨까?” 당신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안다. 스탠딩 데스크를 샀다고 건강해질 거라 믿는 건 비행기에서 안전벨트 매라는 사인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당신 스스로 반역자라고 믿는 것과 같다. 뭐, 구체적인 방법이야 어찌됐든.


이내, 나는 깨달았다. 내가 이런 제2의 해결책(workarounds)을 떠올리는 건 내가 진짜 문제(the real issue) — 삶은 거래관계(tradeoffs)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외면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일터와 결혼생활에서 뛰어나게 잘 하려면 친구와 건강은 나빠질 것이다. 만약 건강하게 살면서 부모로서 성공하고 싶다면, 커리어 욕심(career ambitions)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물론, 버너 4개에 시간을 균등하게 할애하는 건 당신의 자유지만, 어떤 영역에서도 충분한 잠재력(full potential)을 발휘할 수 없을 거란 걸 받아들여야 한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특정 영역에서 뛰어난 성과(high-performing)를 내지만 균형을 잃은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균형을 이뤘지만, 4개의 영역 중 어느 것에서도 잠재력을 극대화하지 못하는 삶을 살 것인가?


워라밸 문제를 다루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일까? 내가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다만, 버너 4개 이론에 관한 세 가지 사고방식을 소개한다.



옵션 1: 외부에 위탁하기 (Outsource Burners)


우리는 삶의 여러 면을 항상 외부에 위탁(아웃소스outsource) 하고 있다. 우리는 패스트푸드를 먹음으로써 요리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세탁소에 가면 빨래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자동차정비소에 감으로써 직접 차를 수리하지 않을 수 있다.


삶의 일부를 외부에 위탁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아낀 시간을 다른 곳에 쓸 수 있다. 이와 같은 개념을 버너에 적용해보자. 4개 중 1개의 버너를 외부에 위탁하고 시간을 아낀 다음 다른 3개의 버너에 좀 더 집중할 수는 없을까?


일은 가장 좋은 사례다. 많은 이들에게 일은 가장 뜨거운 버너다.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가장 마지막에 끄는 영역이다. 이 이론에서, 창업가(entrepreneurs)와 사업주(business owners)는 일에 해당하는 버너를 외부에 위탁할 수 있다.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다.


실패의 3단계라는 글에서, 나는 샘 카펜터(Sam Carpenter)의 이야기를 다뤘다. 샘 카펜터는 주당 2시간만 일하면 되는 비즈니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는 금융 수익을 거둠으로써 그 자신을 매일의 업무에서 해방시켰다.


육아는 또 다른 사례다. 일하는 부모는 가족에 해당하는 버너를 "외부에 위탁"하게 될 수밖에 없다.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거나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것이다. 이걸 아웃소싱이라 부르는 게 부당하게 보일 수는 있지만, 바로 위의 일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부모는 다른 이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버너가 계속 켜져 있도록 하면서 그렇게 아낀 시간을 다른 곳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²


아웃소싱의 이점은 시간을 쓰지 않고도 버너를 계속 켜둘 수 있다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이 방정식에서 스스로를 제거하는 건 이점이 아니기도 하다. 내가 아는 많은 창업가, 예술가 그리고 크리에이터는 매일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지루함을 느끼고 목적 의식을 상실한다. 내가 아는 모든 부모는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는 것보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외부에 위탁하면 버너를 계속 켜져 있도록 할 수 있지만, 그게 의미있는 방식으로 켜져 있는 것일까?



옵션 2: 제약을 끌어안기 (Embrace Constraints)


버너 4개 이론에서 가장 좌절스러운 부분은 이 이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당신의 잠재력(untapped potential)에 불을 비춘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내게 시간만 더 있었더라면, 돈도 더 벌고 몸짱이 되고(get in shape)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텐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더 많은 시간을 갖기를 바라는 것에서 이미 가진 시간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관점을 옮기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라. “특정한 제약 조건을 가정할 때, 어떻게 해야 내가 가능한 (많은)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내가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일할 수 있다고 가정할 때, 어떻게 하면 가능한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내가 매일 15분만 글을 쓸 수 있다고 가정할 때,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빨리 책을 완성할 수 있을까?

내가 1주에 3시간만 운동할 수 있다고 가정할 떄, 어떻게 하면 가능한 최고의 몸을 만들 수 있을까?


이 일련의 질문들은 당신의 관점을 부정적인 것 -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걸 걱정하기 - 에서 긍정적인 것 - 지금 가진 것에서 최대한 많이 이루기 - 으로 잡아당긴다. 더욱이, 제약사항을 잘 고안하면 당신의 성과가 실제로 향상된다. 그리고 목표 달성을 미루는 버릇이 고쳐진다.


물론, 단점도 있다. 제약을 끌어안는다는 건 당신의 충분한 잠재력(full potential)보다 적은 수준에서 일이 굴러가는 걸 받아들여야 한단 뜻이다. 맞다. “똑똑하게 그러나 고되지 않게 일하는”(work smarter, not harder) 방법은 많이 나와있다. 그러나 당신이 어디에 시간을 쓰는가가 중요하다는 바로 그 사실을 외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당신이 건강이나 관계 또는 커리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그 영역에서 더 나은 결과가 나오는 걸 보게 될 것이다.



옵션 3: 인생의 시절들 (The Seasons of Life)


버너 4개를 관리하는 세 번째 방법은 인생을 여러 시절로 나눠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시절에 완벽한 워라밸을 추구하는 대신, 우리의 삶을 몇 개의 시절로 나누어 특정한 영역에 집중하면 어떨까?


버너 4개의 중요도는 삶을 살아가면서 바뀔 것이다. 20~30대, 아이가 없을 때는 gym에 가고 커리어 욕심(career ambitions)를 좇는 게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다. 건강과 일 버너를 활활 태우는 것이다(on full blast). 몇 년이 지나면, 가족이 생길 수 있고 건강 버너는 갑작스럽게 뚝 떨어져 서서히 진정될 것이다. 가족 버너가 더 많은 가스를 태우는 동안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옛 친구들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거나 미뤄왔던(putting off)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의 꿈을 영원히 포기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인생에서 4개의 버너를 한 번에 켤 수 있는 시기는 매우 드물 것이다. 이번 시기에 어떤 것들을 그냥 보내야 할 수도 있다. 당신은 일생동안 모든 걸 할 수 있지만, 그걸 한 번에 다 할 수는 없다. 네이선 베리의 말을 빌리자면,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서 목표를 달성하라 — 한 시즌 동안.” (Commit to your goal with everything you have—for a season.)


뿐만 아니라, 한 영역에 전념할 때 발생하는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가 가끔 있다. 많은 경우에, 50년 간 미지근한(lukewarm) 노력을 기울이는 것보다 수 년 정도 모든 걸 쏟아붓는(all-in) 경우에 더 많이 성취할 수 있다. 어쩌면 불균형한(imbalance) 시절을 보내며 분투하고, 필요에 따라 버너를 돌려가며 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지난 5년 간, 나는 창업가의 시절을 보냈다. 나는 성공적으로 사업을 일구었지만, 대가를 치뤄야했다. 나는 친구 버너를 껐고, 가족 버너를 절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당신은 지금 어떤 시절을 보내고 있는가?



워라밸: 어떤 버너를 끌 것인가?


버너 4개 이론은 모든 사람이 다루어야 하는 진실을 드러낸다: 모든 걸 가질 수 없다는 얘기를 좋아할 사람은 없지만, 누구나 시간과 에너지의 제약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


당신은 어떤 버너를 끌 것인가?  (끝)



1  나는 버너 4개 이론을 Chris Guillebeau로부터 처음 들었다. 그는 이걸 Jocelyn Glei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Jocelyn은 David Sedaris가 쓴 New Yorker 글에서 읽었다고 한다. David Sedaris는 Pat이라는 오스트레일리아 여성이 경영 세미나에 참석해서 들은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한다. 당신이 버너 4개 이론의 시원에 관하여 계속 찾고자 한다면, 좋다, 행운을 빈다. 위의 인용구는 Sedaris의 New Yorker 글에서 인용했다.


2  실제로는 그 반대의 경우가 보통이다. 대부분의 경우, 창업가는 적어도 5년 정도는 직원들에 비하여 더 오래 일하고 더 적게 받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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