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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 박세희 Aug 30. 2023

그날, 공교육은 정말로 멈출까

아이 다니는 학교의 교장선생님을 뵙고 왔다. 나는 교사 사회의 문화와 작동 기제를 속속들이 아는 입장은 못 된다. 학생으로서 겪은 게 전부이고, 친구 중에 직업을 교사로 하는 이들이 몇 명 있을 뿐이다.


부러 멀리 하는 건 아니지만, 가까이 다가가지도 않는다. 학부모로서도 그러하다. 어디까지나 아이의 일이기도 하고, 학교와 학교의 선생님들과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적당함’이란 말은 곧잘 ‘애매함’으로 대체되어 고민거리로 변한다. 나의 적당함과 그의 적당함이 같지 않음을 확인할 때가 특히 그렇다. 차원이 하나 더 추가되면 함수는 더욱 복잡해진다.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안다는 말 역시 그 ‘때’를 알기 위하여 필요한 경험과 사전 정보가 방대하다는 현실을 희롱한다. 그래서 ’자신감’이란 아예 없거나 또는 아예 넘치게만 있는 것이다.


멀리서 보면 교장은 학교의 제일 높은 자리에 앉아 권세를 누리는 사람 정도로 보인다. 실상은 교사, 학생, 학부모, 교육청, 지역사회와 같은 다양한 이해관계자 사이를 조정하고 조율하는 역할에 가까울 것이다.


아이가 기본 예절을 지킬 수 있게 훈육하고, 심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 다음은 학교와 선생님들을 믿고 지지하는 것. 그것들 말고 학부모로서 내가 또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고민이 깊다.


사진: Unsplash의kyo az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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