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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chpapa Jun 18. 2018

생후 20개월 총총이의 활약상

이제 멀리서 보면 그냥 '어린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총총아빠 입니다.


2016년 가을에 태어난 총총이가 이제 생후 20개월이 되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어린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만큼 많이 컸어요.


어린이집 현관에 걸려있던 총총이 꿀벌 모빌을 집으로 보내주셨어요. (바쁜 벌꿀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




신체적 발달은 이제 크게 새로울 게 없고(막 뛰어다녀요!), 피부에 와닿는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말이네요. 구사할 수 있는 단어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짧은 문장을 알려주면 비슷하게 따라말해요. 처음 듣는 표현이라도 억양, 분위기를 통해 대강의 뜻까지 파악해냅니다. 그 덕분에 할머니, 할아버지께 선보이는 애교도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어요.


어린이집 친구들과 함께.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일과 중에 총총이를 이렇게 저렇게 지도하였다고 알림장에 남겨주시는데, 그 내용을 집에서도 다시 한 번 환기해주면 재밌어합니다. 같은 반 친구들과 다투지 않고 사이좋게 놀 수 있도록 “같이 놀자~”,“기다려줘~” 등의 표현들은 집에서도 자주 말하도록 유도해봅니다. 그런데 이때 말하는 투가 매우 상냥하고 다정해서 귀여워요.


아빠 이름, 엄마 이름, 할머니 두 분 이름, 할아버지 두 분 이름, 어린이집 선생님 이름, 어린이집 친구들 이름. 다 조금씩 기억하고 자기 입으로 말하려고 합니다. 유튜브에서 몇 번 색칠하기 영상을 보더니, “옐러우~”, “블루우~”도 따라합니다. 이것도 정말 신기해요.


먹는 것


먹이다가, 이걸 다 먹네, 하고 놀라는 일이 있을 정도로 먹는 양이 꽤 늘어났습니다. (동시에 싸는 양도...) 가리는 메뉴도 거의 없어서 먹이기로 스트레스는 안 받습니다. 혼자 먹겠다고 식탁과 그 주변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일은... 이제 그러려니 하며 적당히 타이릅니다. 내가 치우면 되지, 뭐... (눈물)


먹는 이야기 하니까 생각난 에피소드 하나. 엄마 아빠가 치킨 시켜먹다가 딱 걸려서 총총이에게 살코기 몇 점 먹게 해 준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아내와 “뭐 시켜 먹을까” 하고 운만 떼면 어떻게 알았는지 “찌낀!” 하고 달려듭니다. (어떻게 알았지? 아무래도 ‘ㅋ’ 사운드에 반응하는 듯...) 두 손으로 치킨 다리를 잡고 요령껏 살을 발라먹는 모습이 참 야무집니다. 기운이 넘칠 때는 닭뼈까지 오드득 또드득 씹습니다. 그건 먹는 거 아니니까 얼른 뱉으라고 손을 가져가면 씩 웃으면서 퉤퉤 하고 뱉습니다.


신체발달


먹는 양은 늘었지만 키, 몸무게는 평균 정도인 것 같아요. 머리둘레는 좀 큰 편이려나. 3차 영유아 건강검진을 아직 안 했는데, 그때 정확하게 알 수 있겠죠. 땅콩처럼 작아서 초등학교 때 맨날 앞자리에 앉았던 아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그 시절의 아빠보다는 쑥쑥 잘 크고 있는 듯 합니다.

얼음. 아직 킥보드는 못 타더라고요.


놀이


여전히 공룡(총총이 언어로는 “음봐”)를 좋아하고, 이제 “띠라노”, “스삐노”, “쯔리께라” 같이 특정 공룡 이름 일부를 말하기도 합니다. 공룡 다음으로 물고기, 그 다음으로 자동차(총총이 언어로는 “빠방”)을 좋아해요.


블럭놀이랑 퍼즐놀이는 조금 시들해졌고 대신에 어린이집에서 재미를 붙인 점토놀이를 집에서도 자주 합니다. (덕분에 집이 난장판.) 색연필을 들고 스케치북에 끼적이거나 그림책 넘겨보는 일을 좋아합니다.


제일 좋아하는 책은 역시 일본 서점에서 사 온 공룡 도감(소학관의 도감 NEO 시리즈). 이 두꺼운 책을 들고 낑낑 거리며 걷는 모습은 지금 봐도 웃겨요.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책은 «우아! 바다다!»(로버트 뉴베커). 이 책은 저도 좋아해서 자주 봐요. 어른인 제가 봐도 재밌어요.


아침에 출근 준비 등원 준비 하느라 바쁜데 이러고 있습니다.


나들이


밖에 나가는 걸 무지무지 좋아해요. 집에서 실랑이를 하다가도, 총총아 밖에 나갈까, 하면 금새 웃으면서 나갈 준비를 합니다. 길바닥에 쪼그려 앉아 개미(총총이 언어로는 “매미”) 구경, 집 근처 길냥이들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구석구석 숨어있는 길냥이들을 어찌 그리 잘 찾아내는지, “냐옹아~” 하면서 달려가요.


매일 어린이집 등하원을 아빠 차로 하다보니 차를 타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어요. 틈만 나면 서울 근교로 다니고 있습니다. 주말 결혼식을 거의 못갔었는데 이제 다시 다니기 시작했어요. 최근에 광명동굴 다녀왔는데(공룡 체험전), 의외로 재밌어했어요.


공룡체험전도 보고 동굴 구경도 하고, 알차다 알차.


징검다리 연휴를 이용해서 후쿠오카 다녀왔는데, 작년 10월에 괌 갔을 때랑 비교해보니 너무 잘 적응하고 잘 놀아서 놀랐습니다. 그때 뭔가 2명+a의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그냥 3명이 된 느낌. 누군가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은 장소만 바꾼 육아”라는 명언을 남겼는데 이번에는 그런 느낌이 아니고 정말 같이 여행을 다니는 기분이었어요. 끼니 안 거르고 낮잠 제때 재우니 아무런 애로사항이 없었습니다. 일본에는 키즈 메뉴가 잘 나오는 식당이 많아서 다니기 편했어요. (후쿠오카 여행기는 다음에 꼭...)


생활습관?


수면교육 한 이래로 잠 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없어요. 총총이가 잠을 잘 못잔다? 이건 정말 컨디션이 안 좋은 경우에요. 병원 가야 합니다. (수면교육 만세!)


언제부턴가 머리 감는 거, 머리 깎는 거... 아주 싫어하게 되었어요. 그래도 안 감길 수 있나요. 적당히 놀아주다가 눈에 비눗물 안 들어가도록 후딱 씻깁니다. 칫솔질은 자기 혼자 하겠다고 하는데 역시 시간을 주고 지켜보다가 총총아 입 안에 벌레가 너무 많다 하면서 여기저기 알려주는 척 하다가 역시 후딱 닦아줍니다.



확실히 자기 표현이 강해지면서 떼도 늘었어요.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할 때, 하기 싫은 것을 하자고 할 때, 막 발을 구르기도 하고 드러눕기도 합니다. (벌써부터 이러기야?)


떼를 쓰기 시작하면 몇 번 좋은 말로 타이르다가 도저히 못참겠다 싶을 때 엄하게 혼내게 되는데, 이게 효과적인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린이집 선생님께서는 먼저 총총이의 마음, 감정상태를 잘 읽어주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내는 어떻게 하나 봤더니 큰소리 안 내고 살살 잘 달래더라고요. 아내의 인내심도 인내심인데 뭔가 스킬이 남달라요. 옆에서 보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


가만히 생각해보니 총총이가 떼가 늘고 짜증이 늘 때는 항상 컨디션이 안 좋더라고요. 그러니까 목이 붓거나 코가 막히는 게 먼저고 그 영향으로 떼와 짜증이 느는 것 같아요. 몸이 안 좋으면 어른들도 짜증이 많아지잖아요.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총총이가 안쓰러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총총이가 떼 많이 쓰고 그러면 그냥 컨디션이 좀 안 좋구나, 하고 달래주려고 해요. 




또 뭐가 있을까요? 몰아서 적으려니 잘 기억이 안 나네요. 그래도 굵직한 것들은 다 적은 것 같아요.


이번에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총총아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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