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일

부모의 일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나는 농담처럼 친구들에게 말한다. 부모는 아이들을 세상에 내어놓았을 때 제 할 일은 이미 다 한 것이라고. 세상에 딜리버리(delivery, 출산)한 그 힘을 받아 아이들은 힘차게 세상 밖으로 나온다.

태어나면서 자기 복은 타고나는 것이라는 말. 자기 밥그릇은 갖고 태어난다는 말. 다 맞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부모 세대, 부모들의 부모 세대들을 보면 그 말이 더욱 맞다고 생각된다.

역설적으로 인간의 삶이 더할나위 없이 풍요로워진 이 때에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다.

아이 낳는 게 언제부터 이렇게 두렵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을까. 정말로 아이 낳고 기르는 일이 그토록 버거운 일이라면 인류는 진즉 멸망해버리지 않았을까.

아이가 태어난 결대로 살아갈 수 있게 그대로 놓아둔다면 그 방향으로 응원해준다면 아이는 세상에 나오던 그 힘으로 죽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

부모의 일은 그 정도이지 않을까.

물론 갓난 아이 때 먹이랴 씻기랴 입히랴 재우랴 손이 가고 마음이 가고 쉬운 일만은 아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부모도 경험치를 쌓고 부모 노릇을 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일이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짧으면 수 년, 길면 십 수 년, 함께 하는 시간을 재미있고 의미있게 보내는 것. 그뿐이 아닐까.

주말 가족 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