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를 업그레이드 하면 가능하다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내 최대 관심사는 체중 감량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건강하게' 감량하기였다.
이 이야기를 꺼내면 주변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그냥 위고비 마운자로 맞으면 되잖아. 왜 그렇게 피곤하게 살아?"
실제로 위고비 마운자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를 보이고 있다.
미용 목적이 아니라, 과체중과 비만이 불러오는 각종 대사 이상을 개선하는 의학적 효과도 분명하다.
그럼에도 나는 다른 선택을 했다.
약 대신 생활 습관을 바꿔보고 싶었다.
내 몸을 내가 직접 운영해보고 싶었다.
그 결과,
2025년 1월 대비 12월 현재, 7.34kg 감량했다. 체중의 8.6%를 뺐다.
사실 2025년 1월에도 목표는 있었다. '10kg 감량하기' 플래너에 그렇게 적어놨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전략과 전술은 없었다. 목표만 있었다.
* 간헐적 단식을 했다. 16시간 단식, 8시간 취식. 건강하게 먹지 못했다. 종종 폭식으로 이어졌다.
* 저탄고지를 시도했다. 탄수화물을 줄인 건 좋았지만 지방도 줄여야 했다.
* 잠을 줄이고 커피로 버텼다. 커피에도 안 좋은 지방이 많았는데.
* 라면을 자주 먹었고 야식도 먹었다. 좋을 게 하나도 없는 일들.
* 운동은 하되 꾸준히 보다는 한 번씩 과하게 했다.
지금 돌아보면 나는 건강을 관리한 게 아니라 매일의 피로를 이겨내지 못하고 되는 대로 살고 있었다. 며칠 조였다가 며칠 무너지고 한 번 달렸다가 한 번 지치는 진폭만 큰 생활 리듬이 몸에 학습됐다.
10월에 크게 아프고 나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의지가 달라진 게 아니다. 의지에 기대는 대신 시스템을 바꿨다. 더 참는 쪽이 아니라 덜 흔들리게 만드는 방향으로. 핵심은 대사를 활성화 하는 것.
* 잠이 가장 중요하다. 7-8시간 수면을 하려고 노력했다. 밤에 일이 많잖아? 자고 아침에 하자! 했다.
* 커피를 끊었다. 아예 끊었다. 수면 퀄리티가 올라가고, 나쁜 지방을 덜 먹게 되었다.
*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삶은 달걀과 고구마, 요거트 정도로. 대사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 힘들게 운동하지 않았다. 힘들기 전까지만 운동했다. 대신 꾸준히 했다.
* 물을 많이 마셨다. 커피 끊고, 운동 하니, 물을 많이 마시게 되었다.
* 매일 약을 복용했다.
그리고 12월말에 다시 혈액 검사를 했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로 줄어 있었다. 의사 선생님이 놀라셨다. 이건 약만 갖고 되는 결과가 아니라면서. 생활 습관이 바뀐 덕분이라면서. 결국 약 복용량도 1/2로 줄이게 되었다.
위고비 마운자로를 해도 좋다. 나도 스타틴 계열 약을 복용하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했다. 하지만 생활 습관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면서 내가 직접 해냈다는 효능감을 느끼고 싶었다. 내 몸의 OS가 업그레이드 된 듯한 이 느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