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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남 Oct 09. 2022

서론

수호지 200번 읽은 것보다. 이 글 한 번 읽는 것이 더 낫다.


젊어서는 <<삼국지연의>>를 읽고,
나이 들어서는 <<수호전>>을 읽어라.



 위에 적어둔 말 보다 "젊어서는 <<수호지>>를 읽지 말고, 나이 들어서는 <<삼국지>>를 읽지 말라."라는 말이 흔히 우리가 들어봤던 말일 것이다. 그렇다면 <<삼국지연의>>와 함께 중국의 사대기서(四大奇書)중 하나인 <<수호전>>(이후 수호지로 적겠음)은 왜 유독 젊은이들에게만은 금서?로 취급당했을까? 이는 저자인 시내암이 이 책을 쓴 시대 상황을 참고해야 이해가 갈 것이다.(논란이 아직 있지만 실존 인물인지도 확실치 않은 시내암이 저자라는 의견이 그래도 많기에 그가 저자라고 언급하겠다.) 



드라마 신수호지 (2010)



 그가 이 책을 쓰는 시기는 흔히 '원말명초'라고 불리는 원나라 말기다. 우리는 한 시대의 말에는 전성기에 비해 정치, 사회, 경제적 그리고 문화적으로 큰 혼란이 있다는 것을 학창 시절 '한국사' 수업을 통해서 익히 배웠다. 여하튼 이런 시대적 상황을 틈타 시내암은 원나라(몽골제국)가 과거 멸망시켰던 송나라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앞서 문제를 제기했던 '젊은이들의 금서'가 된 원인은 이 책의 내용에 담겨있다. 수호지에는 108명의 영웅호걸들이 등장하는데 모두 높은 벼슬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대부분 낮은 관리 출신들, 덕망 있는 일반인들이다. 또 설상가상으로 낮은 벼슬을 하고 있던 자들조차 결국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도적이 된다. 그런데 도적이 된 이들을 사악한 사람이 아닌 영웅, 호걸로 묘사를 한다. 


 과거에는 우리나라든 중국이든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다. 그런 사회적인 구조를 무너뜨리려는 행위는 큰 죄다. 심지어 연좌제가 있던 시절이니, 한 사람으로 온 가족이 피해를 볼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런 문화적 바탕 가운데 정부와 대적하는 도적들을 정의롭게 그리는 이야기니, 불합리한 사회구조에 의문을 품고 있는 피 끓는 젊은 청춘들을 충동질하기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오락거리와 유희거리가 넘쳐나지만, 당시에는 저잣거리에 앉은 이야기꾼의 이야기 하나만으로 온 마을 사람들이 즐겁게 들었을 정도로 오락거리가 풍부하지 않았다. 그러한 상황에 요즘 사람들이 읽어도 재미있는 <<수호지>>라니!! 많은 사람들(글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즐겨 읽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시대에서 그 영향력을 굳이 찾아 비유하자면, 남성들 전연령을 통틀어 인기를 끌고 있는 오다 에이치로의 <원피스> 정도이지 않을까?




MBC 만화 삼국지 (원작, 일본TV 삼국지)



 나는 부끄럽게도 삼국지를 서른 살에 읽었다. 살면서 그 흔한 만화 삼국지 조차 읽은 적이 없었다. 다만, 등교 전 TV에서 방영했던 만화 삼국지(이제 확인해보니 그게 MBC 만화 삼국지라고 한다. 그런데 난 그걸 EBS에서 봤던 거 같은데...)를 봤을 뿐. 여하튼 늦은 나이에 삼국지를 다 읽고 나서 깊은 감동을 받은 후 '수호지도 읽어봐야지.'라고 결심했는데 결국 이를 읽게 되는데 4년 후, 34살이 되어 읽었다.(얼마나 게으른가!) 젊은 이들의 금서, 수호지! 읽을수록 소설이지만 그 매력이 있는 책. 


 수호지의 작중 배경은 중국 송나라 시기로 휘종 황제가 제위 했던 시대이다. 북송 시대의 말기, 즉 몇 년 후면 송나라는 금나라(여진)에 의해 남송으로 축소되는 태평성대의 끝이 시작되는 것이다.(이 당시 우리나라는 고려시대이고 15대 숙종이 제위 해 있었다. 우리나라 머리 위에는 여진족이 그 세력을 넓히고 있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라고 했던가? 이 책 속에는 비록 도적이 된 사람들이지만 108명의 영웅호걸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들의 삶과 고뇌를 보고 읽으며 배울 점은 배우고 반면교사 할 것은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고 그 방대한 내용을 요약하고 정리해보기로 결심을 했다. 또 누가 아는가? 이 시대의 젊은 호걸들이 난세를 평정하러 등장할지! 물론, 그들이 도적은 아닐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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