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때부터 그랬다.
밤잠이 적은 아기.
남편과 나는 지칠대로 지쳐
내 가슴 위 남편 배 위에
아기를 얹어놓고 잠들기 일쑤였다.
혹시나 아기가 깔릴까 염려하면서도
몰아치는 졸음을 떨칠 수 없었다.
그 아이는 열 살이 되도록 밤잠이 없다.
온 집에 어둠이 내리깔려도
혼자서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잠을 깨우기 일쑤다.
이 아이에게 잠은 너무도 먼 당신인 거다.
그래서 졸음을 깨우는 양치를 싫어한다.
지금 아들은 내 곁에서
매일 한 장씩 푸는 수학 문제집에
틀린 문제를 풀고 있다.
중간에 채점을 못한 부분을 매기는데
한 장 전체에 비가 내려
오답 고치는 데 한나절이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지나가던 남편이 놀라서 물었다.
"졸렸나봐요."
아들의 대답에 남편이 덧붙였다.
"그럼 세수를 하고 정신 차려서 풀어야지!!!!"
그리고 이어진 아들의 대답이
바로 그것이었다.
"아까워요, 졸림이."
도통 잠들기 어려운 아이니
졸음이 왔을 때가
쉽게 잠들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아들의 대답에 할 말을 잃은 나는
한편 터져 나오는 피식거림을 참고서
조용히 브런치를 열었다.
아들아 너는 문제를 풀어라.
엄마는 잠시 글 좀 쓸게...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