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떡볶이를 비롯한 각종 떡과 빵이다. 혼자 있을 때도 떡볶이는 2인분 만큼을 해 먹었다. 무조건 떡 많이! 그런데 몇 해 전부터인가 밀가루 음식만 먹으면 탈이 나기 시작했다.잘 먹어놓고 돌아서면 체하고야 마는 것인데 심한 날은 두통과 헛구역질을 동반한다. 이쯤되면 안 먹을 법도 싶은데 먹고 아프고 또 먹고 후회하길 반복했다.
"엄마... 이러다 죽는 거 아냐?!?"
여느 날처럼 소화제를 털어먹고 머리를 쥐어싸고 앉아 있는 나에게 둘째가 울먹이며 다가와 물었다.
'아... 나 진짜 뭐하냐...'
그렇게 떡볶이를 끊었다. 완벽하게, 일절!!!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 간식으로 만들어주면 한 두개 집어 먹을 정도로 바뀌었다. 그 이상 잘못 먹었다가 또 아플까봐 더는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기질 않았다. 그렇게 라면도 안 먹은지 꽤 되었다. 과자를 포함한 안주거리들도 서서히 줄여나갔다. 자연히 술과도 멀어졌다.
먹지 말아야 할 것은 먹지 않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먹어야 할 것들로 식단을 채웠다. 김, 김치, 밥, 밑반찬 조금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듯 먹던 점심이었는데 이제는 꼭 야채를 챙겨 먹는다. 엄두가 안나던 아보카도랑도 친해졌다.양배추 찜도 냉장고에서 상시 대기 중이다. 딱히 먹을 반찬이 없으면 양배추 쌈으로도 충분하다 :)
어제는 처음으로 그린 스무디 만들기에 성공했다! 심지어 먹을만 했다. 아니 맛있었다!!! 이 요상한 풀 맛을 괜찮게 느끼는 건 그만큼 입맛이 바뀌었다는 뜻 아닐까? 1년 전만해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레시피인데... 그러고보니 샐러리도 써서 못 먹던 시절이 있었는데 참 많이 컸다?! 식탁에 가공품을 줄이고 자연식을 더더 많이 올리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