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철 버거 아저씨 돌아가셨어...

by 정예슬

어제 저녁 남편이 심각하게 노트북 앞에 앉아 있길래 일이 많냐고 물어봤다. 고개를 돌리는데 눈가가 촉촉했다.


"영철 버거 아저씨 돌아가셨어... 폐암이셨대"


"에구......"


20여년 전 학교 앞 천 원짜리 버거의 추억을 얘기하며, 영철 버거 사장님 추모 창에 글을 쓰는 남편.


다음 날 아침, 출근 준비를 하던 남편이 말했다.


"00이 연락왔어. 영철 버거 사장님 소식 봤다고..."


00이는 남편의 절친이자 연세대를 졸업한 친구다. 대학교 다닐 때 친구들 놀러오면 영철 버거에 데려갔다더니...


신문 기사와 뉴스에도 나왔다고 해서 찾아봤다.





'고려대 명물'로 꼽히던 '영철버거'를 창업한 이영철씨가 지난 13일 58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이씨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집니다. 2000년 리어카에서 1000원짜리 버거를 팔기 시작한 이씨는 2004년부터 매년 2000만원을 고려대에 기부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영철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적자 상태에서도 '1000원의 약속'을 지켜내며 버거 값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2015년 폐업했던 영철버거는 고려대 학생들의 크라우드펀딩으로 재개업해 '고려대 명물'의 맥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이씨의 온라인 부고장에는 1000개 넘는 추모글이 달렸습니다.


'JTBC 기사 중에서'




고인의 인터뷰 영상을 보는데 미소가 참 따뜻했다. 나는 늘 의문이다. 왜 열심히 선하게 사는 분들은 오래 살지 못할까?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이 있지만, 젊어서 고생을 많이 한 사람들은 너무 일찍 돌아가신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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