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부화기에서 키우던
청계 알에 금이 갔다.
토요일 낮 미약한 삐약 소리와 함께
일요일 내내 존재감을 제법 뽐내기 시작했다.
조금씩 깨진 부위가 커지고
부리와 발까지 보였다.
첫째는 알 속을 들여다보다
눈이 마주쳤다고 했다.
그렇게 주말 내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청계 병아리가 월요일 새벽
우리에게 찾아왔다.
사실 알이 좀 깨졌을 때만 해도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그 작은 생명체와 마주하니
어찌나 신비롭고 귀여운지...
남편도 아들도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지
한참을 망설이다 집을 나섰다.
"엄마 초코 잘 봐주세요!!!"
너무 신기해서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점점 헥헥 거리기 시작했다.
옆으로 고꾸라져 추욱 쳐지는 게
영 아파보였다.
아들들이 와서
환기를 시킨다고 부화기 뚜껑을 열였다가
온도를 낮췄다가 올렸다가...
그렇게 한동안 거친 숨이 잦아드는 것 같았다.
안정을 되찾는 건가...
"엄마, 이제 자나봐요!"
배고프다는 첫째 먹을 것을 준비하는 사이
초코가 잠들었다는 둘째.
"숨을 안 쉬는 거 아니야?!?!?"
첫째가 달려가보더니...
"죽었잖아!!!!!!"
둘째는 그 순간부터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고,
어쩔 줄을 몰라했다.
"네가 와서 얼마나 얼마나 기뻤는데...
어엉엉......"
겨우 달래서 학원을 다녀온 둘째는
저녁을 먹으며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다고
핸드폰을 찾았다.
"초코 죽어서 슬픈날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라고 기도해주는 날"
12월 22일은 이제 초코를 기억하는 날이란다.
"초코야, 미안해..."
"초코야, 하늘나라에서 행복해..."
밥을 먹다가 게임을 하다가 문득 문득 초코를 부르던 둘째는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
"나중에 엄마나 아빠가 죽어도 이렇게 울겠지...?"
"그렇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