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년간의 많은 남자들을 만나봤다.
길게도 만나보고, 짧게도 만나봤다.
연애경험이 10번을 족히 넘고
소개팅, 헌팅, 우연한 만남 등 재밌는 경험도 넘쳐난다.
세상에 도움 되지 않는 경험은 없다고 했다.
연애를 통해 사랑을 경험하니
처음에는 '남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후에는 성별을 넘어 그 '사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각 성적지향성에 따라 여성, 남성, 성소수자 등 규정되는 '성'에서 시작하여 '사람'에게 도착한다.
다만, 이성애자인 나에게는 남자라는 성별이 주어졌을 뿐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연애를 하면서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고,
내 세계가 더욱더 견고하게 구축되어 간다.
결혼을 하게 되면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더해진다.
그 남자는 같은 세계에 사는 줄 알았는데, 함께 살아보니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임이 분명해졌다.
내 세계가 견고한 만큼 상대의 세계도 단단하다.
다른 세계에 있는 그를 마주하고 그 세계를 인정해 주며
또 한편으로는 우리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솔직히 말이야 쉽지.
당위적인 이야기 누군들 못하나.
정작 내 이야기가 되면
그 누구보다
어렵고, 힘들고, 처절하다.
이 글에는 다른 세계의 남자와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긴다.
정답이나 해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며,
그저 다른 세계에 살기 때문에 일어나는
우주관의 충돌만 있을 뿐이다.
이효리가 그랬다.
그놈이 그놈이다.
그놈이 그놈인데,
그렇다고 아무나하고 살 수 없는 노릇 아닌가.
다른 세계 사는 그놈이 나랑 같이 우리 세계를 만들 수 있는지 알아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