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와인 펫낫(Pét-Nat) 입문기
지난 주말 펫낫(Pét-Nat) 와인을 마셨다. 인스타를 통해 검색했더니 삼각지 근처에 분위기가 힙한 내추럴 와인 바가 여러 개 있었다. 그중 한 곳을 어렵게 찾아갔다. 요즘 핫플레이스들은 하나같이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있다. 한번 나를 찾아봐 라며 놀리듯. ‘다들 쉽게 찾아오는 식당과는 다르다’는 인상을 주면서, 그것은 가게의 음식 맛을 평가하기도 전에 그 가게의 희소가치를 높여준다.
다들 부지런하게 찾아왔는지 우리가 어렵게 찾아간 그 식당에는 예약 손님이 꽉 차서 앉을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 식당에서 보틀을 구입하고 마트에서 적당한 음식을 페어링 해서 집에서 마시기로 했다.
오가닉 와인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한 와인.
바이오다이내믹 와인
우주원리(달의 주기)를 이용한 와인 (와인 밭에 동물을 풀어놓거나 소뿔을 땅에 묻는 방법 등)
내추럴 와인
와인을 제조하는 전 과정에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거나 극소량의 아황산염이 들어가는 와인
그러나 세 종류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어렵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인증마크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요즘 내추럴 와인을 즐기는 트렌드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엄격하게 구분하고 평가하기보다는 각각의 특성을 즐기면서 마시면 된다. 그래서 '와인은 잘 알고마셔야 한다'는 진입장벽도 낮췄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지난번에 마셨던 내추럴 와인은 쉬라즈(레드)였으나 색깔이 많이 투명해서 거의 로제에 가까웠다.
레드와인, 화이트 와인
펫낫 와인 (1차 발효만으로 자생 효모를 이용한 약한 탄산 와인)
*페틸랑-나튀렐(Pétillant Naturel) 줄임말 자연적 기포라는 뜻
오렌지 와인 (청포도를 가지고 레드와인 제조방식을 이용해 제조한 와인)
와인이 병입 되기 전에 인공적 처리과정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와인이 탁하거나 눈에 보이는 침전물이 많을 수 있다. 이런 와인들은 심지어 막걸리에 비유되며 잘 흔들어 먹는 것이 풍미를 완전히 느끼기에 좋다.
와인 마개로 코르크보다는 실리콘이나 캡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코르크 오염이 그 이유일 수 있다.)
레이블이 화려하다. 인증마크를 강조하기보다는 젊은 예술가와 콜라보를 해서 개성 있는 레이블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내가 내추럴 와인을 좋아하는 이유)
클래식한 와인도 있지만 펑키한 느낌의 와인일 경우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수 있다.
드라이한 편에 속하는 펫낫와인 세병을 추천받고 그중에 단맛이 약간 있다는 와인을 구입했다. 펫낫은 시큼한 향신료를 사용하는 태국 음식과 잘 어울린다고 한다. 직원분이 회랑 페어링 하는 것도 강추하시길래 마트에서 연어 광어회랑 아보카도를 사 왔다.
오스트리아 펫낫 와인 MEINKLANG 11.5% vol
약간 쿰쿰한 맛이 있고 기분 좋은 단맛, 적당한 탄산이 있다. 내추럴 와인 입문자용으로 좋은듯하다.
내추럴 와인이지만 라벨에 아산화황 함유와 탄산가스함유라는 말이 적혀있다. 아산화황을 극소량 넣었거나 혹은, 자연발효에 의해 생긴 것이라고 해도 라벨에 적지 않으면 한국 식약청에서 전량 폐기를 요청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샤르도네 와인을 좋아해서 전문지식 없이 자연스럽게 맛있는 와인을 찾아마시다가 내추럴 와인까지 찾게 되었다.
사실 내추럴 와인 맛에 매료되었다기보다, 힙스터들의 와인으로서 그것이 주는 아우라 때문에 마시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내추럴 와인은 MZ세대들에게 가장 잘 먹히는 와인이 아닐까?
*MZ세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MZ세대를 다만추(다양한 삶을 만나는 것 추구)와 횰로(혼자 yolo)의 세대라고 한다. 그들에게 파인 다이닝을 벗어난 개성 있고 캐주얼한 와인은 자꾸만 찍어서 인스타에 공유하고 싶은 대상이다.
내추럴 와인은 하나의 와이너리에서 소량의 와인만 생산 가능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대에 즐기기에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 MZ세대는 기꺼이 높은 금액을 지불하고 와인을 마신다.
왜냐면, 기분이 조크든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