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평 소설 <아몬드> 서평
<아몬드>는 갓 출간되어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할 때도 기회가 밀려서 읽지 못한 책이었다. (읽으려고 쌓아둔 책이 어찌나 많고 읽는 속도는 또 어찌나 더딘지..)
그런데 출간된 지 3년이 넘었는데도 꾸준히 베스트셀러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출간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권위 있는 '서점대상'까지 받았다고 하니 안 읽어볼 수가 있나?!
그 유명한 BTS도 읽었다는 소설이다.
읽기 전에도 워낙 유명한 소설이니 대강의 내용을 주워 들었으나 그와는 상관없이 몰입감이 대단한 소설이었다.
아몬드처럼 생긴 편도체가 기형으로 태어나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가 3살에 유괴된 후 고아원에서 자란 곤이를 만나서 갈등을 겪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윤재는 '희로애락오욕' 중에서 어느 하나도 제대로 느낄 수 없어서 특별한 아이이고, 곤이는 분노조절 장애를 가진 특별한 아이이다.
극단에 서있는 두 아이를 그려내면서 소설은 '남들과 다른 것은 어떤 것인지', '그들을 비정상으로 구분 짓는 요소가 무엇인지', '그런 요소들이 진정 존재하긴 하는지' 묻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나비의 날개를 찢으면서도 스스로 고통스러워하는 곤이는 윤재에게 "나도 너처럼 감정을 느끼지 못하면 좋겠다"라고 소리친다. 곤이처럼 우리는 누구나 감정에 이중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건 아닐까?
즐거움과 기쁨의 감정은 흔쾌히 누리면서도 슬픔과 두려움에는 무뎌지기를 바라본 적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감정은 불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하면 초가삼간을 다 태우고, 잘 다룬다면 한 겨울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불꽃이니까 말이다.
가끔은 타는 듯한 고통의 감정이 두렵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불꽃같은 감정을 지닌 것에 새삼 감사하며 책을 덮었다.
**스포 주의
책이 아무래도 청소년 문학이라 그런지 결말 부분이 예상보다 훨씬 희망적이고 아름답게 마무리된다. (나는 왜 이렇게 열린 결말이나 비극이 좋을까...)
별점4
나비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