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얼음을 찾아다니지 않는다
얼음 깨는 도구를 갈다보면 얼음이 알아서 온다
마치 발이라도 달린 듯
그는 얼음을 깰 때 힘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믿음을 사용한다
그간 얼만큼의 얼음을 깨왔는지 돌이켜보고
자신 앞에 다가온 얼음의 두께를 가늠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깨지지 않을 얼음들도 많다는 걸
그는 알고 있다
마치 어느 날 불시착한 극지방에
그대로 남겨놓고 온 자신의 깨다 만 얼음들처럼
영영 깨지지 않을 얼음이 그를 찾아오면
그는 그 얼음 주변에 있는 고드름이나 성에를 깬다
자신을 찾아온 깨기 힘든 얼음들은
보통 그걸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음 깨기 장수인 그의
얼음 깨기 성공확률은 백프로에 가깝다
그는 그 계산 속에서 극지방에 있는 자신의 얼음은 뺀다
어차피 자기 외엔 아무도 모를 얼음이니까
장수는 타인의 극지방도 가늠해보지 않는다
어차피 자신의 얼음 깨는 성공확률만 낮출테니까
그러나 모든것이 끝나고 난 후
결국 모든 깨지지 않은 얼음이 머물고 있는 극지방에서
다시 일을 할 자신을 기대하고 있다
그때 그의 성공률은 무한에 가까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