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곱슬머리

by 파인애플


피곤한 퇴근길 만원 지하철 안에도 사랑이 핀다

무거운 가방을 짊어진 할머니에게 일반석을 양보하는 아저씨

근데 그 양보한 좌석이 하필 내 바로 옆좌석이다

할머니의 머리가 너무 곱슬머리라

외할머니 생각이 났다

그 즉시 눈물이 흐른다

보고싶은 우리 할머니

너무 곱슬머리셨던

사랑의 요정 같으셨던

피부결이 비단 같으시던

매번 봄에 피는 꽃 색깔 가디건만 골라 짜서 입으시던

나의 외할머니


결국 타던 지하철에서 내려 한참 눈물을 닦고

이 글을 쓰면서도 연신 코를 훌쩍이다

생각한다


우리는 언젠가 또 만날거라고

그때 했던 그 인사와

예전 모습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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