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들 이후로 빛이 바랜 빈자리에 대해 생각한다. 누군가 머물다 간 온기마저 이제는 사라진 그 자리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처럼 '기억의 빈자리'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자리에 오래도록 누군가가 다시 앉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내가 이제 그 자리에 누군가를 앉히기를 포기했기 때문일 테고, 그 빛바랜 자리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찬 바람이 온몸을 휘감는 느낌이 드는 이상은, 아마 앞으로도 오래도록 공석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글에 그 어떤 결론도 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나의 진짜 마음인 거라면, 결국, 나는 아직까지도 빛이 바랜 빈자리로 인한 상처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거겠지. 그렇다면 지금의 외로움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