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체하다

365일? 아니, nn년째 다이어트

by 체고

나의 먹는 인생에 가장 방해되는 것이자 그럼에도 nn년째 나의 신년 목표 1순위인 바로 그것,

다이어트.


말라서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지만 나의 경우는 살이 쪄서 고민인 사람이다. 지금 보통 정도는 유지 중이지만 태어나서 한 번도 말라본 적이 없다. 가장 말랐을 때가 중2, 그 외엔 고3 말이었다.


난 항상 형제보다 살이 있는 편이어서 비교하거나 당한 경우가 빈번했다. 초등 6학년에서 중등 1학년, 한창 사춘기가 왔을 무렵 많이 먹고 푹 자서 키가 커도 모자랄 시기에 친구랑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밥도 적게 먹고 좋아하는 고기도 남기고 운동은 학교 생활 이후 홈트를 열심히 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권유로 마신 홍삼 한 즙이 나의 노력을 불살랐다. 하루 만에 5kg가 쪘었나. 어쨌든 그 뒤로도 식단을 조절하긴 했지만 형제 있는 집안(식탐 생김), 성장하는 몸에 의해 식욕만 늘었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 시험 기간에 신경 쓸 일이 많아지자 몸이 안 좋아지고 살이 빠졌다. 근데 그것도 잠시고 또 바로 찌더라.


고3도 스트레스 때문에 빠졌다. 대입이 참 힘들더라. 대머리가 안 된 게 신기할 정도로 머리가 많이 빠졌다. 스트레스가 컸었는데 그렇게 되니까 나만 생각하게 되었다. 음식을 내 입에 맞는 것만 좀 먹고 다 버리고(인간쓰레기-이 부분은 『잔반에 체하다』 편에서 계속☆), 소화제도 많이 먹고 녹차 타 먹는 것도 귀찮아서 페트병에 들어있는 걸 사 먹었다. 그리고 항상 앉아 있으니까 밤에 기본적인 스트레칭이랑 종아리 주무르기를 했다. 그러고 있으니까 살이 쑥쑥 내렸다.


그렇게 빠진 살도 대학생이 되며 스트레스가 줄자 다시 돌아왔다. 그럼에도 저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건 난 저 때 미친 사람(negative)이었다.


다년간의 다이어트로 알게 된 첫 번째는 삶의 방식에 따라 체형이 바뀐다는 것이다. 부러 살을 빼려 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운동을 찾거나 모종의 이유로 입맛이 떨어지거나 활동량이 늘고 먹는 것이 줄면 자연스레 몸이 줄었다. 그러나 스트레스로 폭식을 하고, 활동량이 줄고, 단 걸 찾았을 땐 살이 쪘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 또한 몸이 살려고 그랬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의 다이어트의 목적은 크게 보면 '더 잘 살려고'였다. 다만 그 과정이 녹록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을 뿐이었다.


요즘은 일이 좀 줄어서 많이 자고 잘 먹고 있다. 일이 준 건 걱정되지만 몸은 건강하다. 다이어트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근데 이거 쓰면서 또 야식 먹느라 잘 안 된다.


이놈의 인생. 난 또 변해야 한다.

고25.jpg 살이 찐 체고